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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율 Oct 30. 2022

백(GolfBack)중 칠우 쟁론기

내가 문제였다.

돌이켜 보면 너희들은 잘못이 없다.

모 내 몸뚱아리의 잘못이다.


새벽의 라운딩은 비교적 그린피가 싸다.

언제나 그렇듯이 라운딩이 잡힐 날은 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지인의 차를 얻어 타고 골프장으로 향한다.

밤새 뒤척임에 장비를 제대로 갖췄는지도 모르겠다.

골프장까지는 1시간 남짓 운전하는 지인에게 휴게소를 들리자고 한다.

진한 커피를 한잔 사주고는 만원 한 장을 건넸다.

"핸딥니다!"

운전자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 든다.

골프 하는 사람들의 룰이라 배웠다.


 아무튼 서둘러 올라탄 지인의 차는 편안했다.

 간밤에 잠을 설치고 나온 탓이라 졸음이 밀려왔다.

운전하는 지인에겐 예의가 아니지만 졸기 시작했다. 이내 깊은, 짧은 숙면에 빠져들었다.



그 후 지인의 트렁크 속 나의 골프백이 그들만의 전쟁을 시작한다.


-제1화-

데이비드(드라이버)

너희들은 나 아니면 아무것도 못해!

내가 처음에 장쾌하게 멀리 날려줘야 니들이 사는 거야~!


-제2화-

아이언 형제들의 형제의 난이 시작된다.

4번은 뭐 한일이 있어 유틸과 스푼한테 다 뺏기고. 자리만 차지하잖아~

듣고 있던 동생 아이언들의 저마다의 목소리에 백 속은 난리가 났다.


-제3화-

유틸과 우드의 서먹함에 3번 우드가 점잖게 말했다.

드라이버 녀석의 콧대를 꺾어 줄 좋은 기회군...


-제4화

웨지의 난

사실 어제저녁 60도가 빠지고 58도가 그 자리를 꽤찼다.

베테랑 56도의 텃새는 58도를 그리워하며 투덜대고 

넌 이방에서 한 번도 나갈 일이 없을 거라고 비아냥댔지만 막상 벙커에서

내 머리를 잡는 주인의 따뜻한 손을 느꼈다.


-제5화-

피터는(퍼터)는 그날따라 조용하다.

이 백 속 오랜 터줏대감이고 한 번도 백선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만

늘 불안하다.

얘는 모든 한탄과 폭언을 마지막에 나에게 한다

내가 욕받이다.

물론 전에는 주인에게 절대 칭찬과 쓰다듬과 키스를 받았었다.


-제6화

나는 공이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나야 니가 때리는 대로 날아갈 뿐이지 

난 내 의지대로 무엇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동안 네가 날려버린 내 형제들 하나는 물속에(해저드)

하나는 깊은 숲 속에

 또 다른 현제는 아직 생사도 모른다.


-제7화-

그들을 조용히 지켜보던 골프백 선생이 외쳤다.

니들 그렇게 불평불만이 많으면 내 방에 한 발짝도 들어오지 못할 것이야~

백 선생은 그들의 집이었다.


니들 나 없으면 어디서 자고 누가 챙기나?

다들 역할이 있으니 싸우지들 말고 조용히 들어와서 대기하라고~"




짧은 잠에서 깨어난 백 선생은

이렇게 되뇌었다.


"얘들아. 내가 잘못했구나

너희들 하나하나 모두가 소중하다는 걸 모르고 있었구나


우리들 중에 누구 하나라도 없으면 일은 안되고 말고...

(규중칠우쟁론기 中)


백(Back)중 칠우쟁론기는

규중칠우쟁론기를 오마주 한다.


*각각 

데이빗 총각(드라이버)

쇠막대기 형제(아이언)

유학생들 (유틸과 우드)

웨불러(웨지 형제)

피터 아저씨(퍼터)

공(뽀올~)

이 하루 라운딩 속 자신의 속내를 밝히는 이야기로써

풍부한 감정과 본의의 역할 반성과 주인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시간 관계상 다 못썼지만 브런치 마감(관계로)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확신하며 심사의원에 읊조린다.

재미있어요~!

실제 필자가 겪은 이야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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