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통해 숨은 재능을 발견하다

회사 다니면서 사표 쓰지 말고 책 쓰자.

by 원영대

축구경기에서 멀티플레이어는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자리이다.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 있을 당시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가며 활약을 했다. 감독이 어느 포지션의 임무를 맡겨도 그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멀티플레이어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잘못 생각하게 되면 멀티 플레이어는 자신의 주된 포지션이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 큰 장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대부분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하게 된다. 특히 엔지니어 분야는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자리라 다른 업무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모든 능력은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게 되고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을 발견할 기회가 많지 않다. 우연히 그런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생업에서 벗어난 일이라면 관심의 범위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러한 자신의 숨은 재능에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은퇴를 할 때쯤 자신의 또 다른 재능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한다. 많은 시간을 보낸 후 자신의 재능을 찾으려고 한다. 자신의 재능 찾는 기회를 좀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

나는 책을 쓰기 전까지 내게 다른 재능이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항상 있었다. 회사 업무는 오랜 직장 생활로 인한 것이었으니 재능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경험에 의한 것이었다. 새로운 재능을 개발하거나 발견하는 일에 소홀했다. 아니 그러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매월 받는 월급의 마약에 빠져 이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에 소홀했던 이유이다. 오랫동안 이러한 생활이 보장만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조카가 초등학생일 때 방탄소년단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 당시는 엑소가 한창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을 때다. 가끔씩 조카의 방을 들어가면 온통 방탄소년단의 브로마이드나 사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조카에게 방탄소년단보다는 엑소를 더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조언 아닌 조언을 했다. 조카는 나의 조언을 단칼에 무시하더니 째려보는 눈빛을 날린 적이 있다. 조카에게 방탄소년단은 최고의 가수였던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방탄소년단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로 성장을 했고 그들의 팬클럽인 아미의 파워는 어떤 정치가보다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감히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그들의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신인 시절에는 다른 가수들과 같이 어려운 무명의 시절을 겪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방시혁이라는 전문가를 만나면서 새로운 방탄소년단의 재능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지금의 BTS는 예전의 방탄소년단이 가지고 있던 재능을 발전시키고 성장하게 만든 결과다.




나는 글을 쓰면서 처음에는 많은 의심을 가졌다.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이 어색했고, 삶이 변화한다고 들었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꾸준히 매일 나의 글을 썼다. 어떤 날은 한 줄도 쓰지 못할 정도로 고민이 되던 날도 있었다. ‘여백의 공포’라는 말이 실감 나는 시간들이었다. ‘여백의 공포’는 하얀 백지만 보면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아 도저히 글을 쓸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포스러운 시간들이다.


이러한 시간들이 지나면서 조금씩 글쓰기에 익숙해지고 결과물들이 나오면서 나의 또 다른 재능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었다. 매일 쓴 글을 블로그에 올리면 함께하는 블로그 이웃들이 나의 글에 대해 평가를 하고 감동이 있는 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쓰기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나 목표가 없던 내가 이러한 칭찬을 듣는 것이 반갑고 행복했다.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글쓰기 영역을 조금씩 넓히기 시작했으며, 나의 숨어 있는 재능도 찾아가고 있다.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변화한 부분은 나의 삶에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매일 회사에 출근, 퇴근만 반복하던 일상에 글쓰기가 추가되면서 모든 일상의 느낌을 기록하게 되었다. 퇴근을 하면 오늘 못다 한 일에 대한 걱정을 갖고 저녁을 먹고 잠을 잤다. 하지만 그러한 걱정을 글에 쏟아부으며 하루의 마지막을 깨끗이 정리하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수 있었다. 자신감이 생기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내가 어떤 재능을 가슴속에 품고 있었는지 몰랐던 시절은 암울했었다. 내일의 삶이 두렵고 걱정만 앞섰다. 나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일만 되풀이해야 했으며,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회사를 다녀야 했다. 하지만 나의 재능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내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들로 생각되었다. 심지어 회사에서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는 것까지 그랬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재능은 그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다.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시스템이나 환경적인 부분으로 인해 외부로 나타나지 않았었다. 특히 문화, 예술 부분에서는 오래전 부타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해당 분야의 시스템이 점차 선진 시스템을 갖추면서 그런 탁월한 재능의 결과물들이 나타나고 있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포함한 4개 부문을 받은 영화 ‘기생충’부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까지 숨어 있는 재능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재능을 가슴속에만 묻어 두었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훌륭하고 무궁무진하다. 직장인이니까 회사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확장해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하자. 글을 쓰면서 자신이 가진 능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약속하건대 글을 쓰기 시작하면 당신의 숨어있는 재능을 반드시 발견할 것이다. 시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당신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견할 것이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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