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골목의 아련한 정취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계단과 오랜 성곽 속의 빛바랜 골목.
문득 여행지를
그림으로 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좋지만
그림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뭐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
지난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찾아
차 안에서 혼자 끄적끄적해봅니다.
햇빛이 따가워서 에어컨까지 켜고
열심히 그려봅니다.
약속시간까지 한 시간.
그 안에 빨리 그려야 합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자세로 그렸더니
어깨와 목이 뻐근합니다.
그래도 그림을 보고
바로 크로아티아?라고 해주시니
감사하네요. ㅋㅋ
그 안에 아기자기 모여 있는 음식점과 카페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석회암을 가져다 다듬에 맞춘 벽돌,
바닥의 석회암이 반짝이며
잠시 훑고 지나가 소나기에
거울이 되어 반짝입니다.
다양한 볼 것이 있지만
바닷가 성벽과 이어지는 계단이 인상적입니다.
수백 년을 이어오며
많은 이들의 삶이 녹아 있는 바닥과
빛바랜 벽채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줍니다.
현대식 에어컨과
인터넷 선들이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키려는
노력이 애틋하게 느껴지는 왜일까요?
지켜야 할 것과
나아가야 할 것의 조화라기보다
머물러 있으면서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두브로브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