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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는독서 Jul 29. 2024

모든 것에는 패턴이 있다. 글쓰기에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일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초보로 시작할 때 그 패턴대로 익히면 일정 수준까지 다다른다. 음악도, 그림도, 운동도, 외국어도 일정 패턴을 연습하고 그 안에서 틀을 깨며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나간다.


고등학교 때 독학으로 기타를 배웠다. 그때는 왼손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코드 잡기를 했다. 코드를 잡고 긁어내리면 한마디 정도는 그대로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오른손으로 주법만 연습하면 그런대로 사람들 앞에서 노래부를 수 있었다. 아르페지오로 부드럽게 연주하기도 하고 디스코, 재즈, 블루스에 맞춰 조정만 하면 그런대로 좋았다.

대학에 들어가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 가입했다. 통기타만 치던 내게 그야말로 음계에 맞는 모든 줄을 건드리는 건 막노동과 같았다. 선배들 몰래 클래식 기타로 가요를 부르다 혼난 적도 많았다. 쉽게 치는 기타와 어려운 기타 사이에서 방황했던 시간이다.


비즈니스를 할 때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패턴을 먼저 익혔다. 처음 배울 때는 정형화된 행동을 익히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다. 스타일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입으란 대로 입으며 조금씩 수정해 나가는 것이 좋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내용이 수천 가지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나름 몇 가지 이야기 패턴이 있다.

대화를 하다 보면 사람도 일정 패턴이 보인다. 복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패턴대로 따라 해보면 된다.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하듯이 하지 말고 멘토가 하는 대로 따라가보면 쉽게 익힐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도 모르는 일정 패턴이 보일 것이다. 반복해서 하는 단어가 핵심 키포인트이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하는지 볼 필요도 있다.


당구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이다. 살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일본어를 배웠다. 그리고 그 단어가 나타내는 공의 흐름 패턴은 익혔다. 조금씩 익숙해지며서 공 방향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도 범주화의 힘이 작용한다. 모든 공이 가는 패턴에 이름을 붙여 실전에 적용했다.

어반 스케치를 배우면서도 여지없이 패턴 익히기가 먼저이다. 선 그리기를 하고 나면 불규칙 선 그리기를 연습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이용해서 나무 그리기를 연습한다. 정형화된 패턴이 있어 몇 가지만 연습하면 쉽게 그릴 수 있다. 도시 풍경에서 나무는 거의 빠지지 않는 요소라서 반드시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투시법으로 원근법 살리기를 시도한다.

글쓰기는 어떨까? 처음에는 그냥 쓰겠지만 조금씩 나름 구성을 만든다.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고 에피소드를 어떻게 구성할지 생각한다. 문장 주어와 술어가 같은지 체크한다. 기타를 배울 때처럼 코드를 익힌다고 해야 할까? 사람마다 자주 쓰는 문장이 있게 마련이다. 그게 없다면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필사해 보면 된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없다. 각자 자기만의 패턴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가르치는 학원이 있다면 그것은 정형화된 패턴이 있다는 말이다. 글쓰기 학원이나 대학이 있다는 것은 몇 가지 범주로 묶을 수 있다는 말이다. 글쓰기가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독학을 하는 사람도 오랜 시간 진행하다 보면 하나의 패턴이 만들어지는데 가르치려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래서 혼자 하지 말고 남들이 먼저 간 길을 따라가보는 것이 좋다. 커뮤니티에 참여해서 함께 다듬고 이어가면 오류를 조금은 줄일 수 있다. 글쓰기야 어차피 혼자 가는 길이 긴하지만, 타인의 패턴을 보고 배우며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도 좋다.

특히 뻔한 표현을 피하라는 조언은 처음 글 쓰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힘들다. 뭘 써야 할지도 모르는데 습관적으로 나오는 문장을 피하라니… 일단 자기 생각을 쉽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투적 표현은 타인이 충분히 인식하는 문장이다. 앞 부부만 들어도 뒷부분이 짐작이 가기 때문에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자기 생각을 상투적 표현이라도 써보고 자유자재로 활용이 가능하다면 그때 벗어나도 문제없다. 좋은 문장을 쓰는 것도 좋지만, 자기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변화되는 과정이 아니다. 매일 꾸준히 이어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다. 조바심을 내지 말고 과정대로 조금씩 실력을 향상시켜보면 좋겠다. 나도 그 과정을 걸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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