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할 때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들이 있다. "음...", "그러니까...", "솔직히...", "어떻게 보면" 같은 습관어들이다. 이런 말들은 우리의 메시지를 흐리고, 듣는 이에게 자신감 없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습관어는 앞에만 붙는 것은 아니다. 중간에도 나오고 같은 동사를 반복하기도 한다. 내가 아는 강사는 항상 같은 동사로 마무리하곤 한다. "~한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저 "합니다."로 끝나면 될 텐데 굳이 길게 이야기해서 지루함을 더한다.
스피치에서 자주 등장하는 습관어 중에는 "~같습니다."도 있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왜 같다라는 표현을 쓸까? 불확실한 표현으로 마무리해서 자기 주장을 모호하게 만들고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어쩌다 한번 사용하면 잘 들리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귀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습관어를 쓰지 않으면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자신의 습관어 패턴에 끌려다니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명확하고 힘 있는 소통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의 습관어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말할 때 어떤 단어나 구절이 반복적으로 나오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혹은 대화하는 모습을 녹음해서 들어보면, 미처 몰랐던 습관어들이 명백히 드러난다.
필요하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의 습관어에 대해 솔직한 피드백을 요청해 보는 것도 좋다.
이제 그 습관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습관어가 튀어나오려 할 때, 의식적으로 짧은 침묵을 두는 훈련을 해보자. 이 찰나의 멈춤은 다음 말을 정리할 시간을 주고, 듣는 이에게는 우리가 심사숙고하여 말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솔직히' 같은 말을 자주 쓴다면, 앞으로는 '내 생각에는'이나 '내 의견으로는'처럼 더 확고하고 주체적인 표현으로 바꿔 말해보자.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없애고, 오직 핵심 메시지만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하면 습관어는 자연스럽게 설자리를 잃는다.
둘째, 우리의 언어 환경을 습관어 제거에 유리하게 만들어보자. 자주 쓰는 습관어를 메모지에 적어 늘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는 것이다. 이것은 습관어를 쓰지 말라는 강력한 시각적 경고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가 습관어를 줄이고 싶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대화 중에 습관어가 나오면 즉시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상호 피드백은 우리의 개선 노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습관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번에 완벽하게 없애려 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사용 빈도를 줄여나가는 것을 목표로 잡아보자. 설령 잠시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간다 해도 좌절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하면 우리는 분명 더 명확하고 자신감 넘치는 소통의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말이 곧 우리의 주장이다. 이제 그 주장을 습관어로 흐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