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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다.

by 행동하는독서

인간의 잠재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저는 믿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은 당연한 사실, 반드시 될 거라는 확신입니다. 더 강하게 믿으면 신념이 됩니다. 믿음보다 신념이라고 하면 왠지 더 강력해 보이긴 합니다

신념은 신앙적, 철학적, 정치적인 믿음으로 더 확장됩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믿음보다는 집단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인간은 자신이 믿는 대로 행동하고 믿는 만큼 결과를 내는 존재입니다.


역사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목숨을 기꺼이 버리는 인물이 참 많이 나옵니다. 그에 못지않게 철학적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이도 있고, 정치적 신념으로 충성을 다하는 신하들의 이야기도 접합니다. 그러고 보면 믿음이란 게 얼마나 대단한지 무섭기까지 합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교복자율화 시대였고, 사교육 금지 시대였습니다. 누구나 학교 공부만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던 시대라서 어쩌면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공산주의적 측면이 맞을까요? 우수한 학생도 같은 선상에 세우는 것이 공평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가서 성공한다는 믿음이 강했습니다. 개천에서 충분히 용이 날 수 있었죠.

지금은 어떨까요? 진실을 떠나서 공교육만으로 좋은 대학을 가기는 어렵다는 믿음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실제로 강남에서 학교를 다니고, 사교육에 열중한 학생들이 더 좋은 대학을 가는 게 현실입니다. 할아버지의 재력이 곧 성공이라는 말까지 돕니다. 노력만으로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는 사회가 되어갑니다. 부모의 재력도 경쟁력이라는 말까지 돌곤 합니다. 언젠가부터 사회적으로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도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계급층이 생겨난다고 봐야죠.

얼마 전에 만난 20대가 하는 말입니다.

"저는 부자가 되기는 힘들 거 같아요. 좋은 대학을 간 것도 아니고요. 회사가 좋은 것도 아니고요. 잘 먹고살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20대가 벌써부터 포기하는 단어를 입에 올린다면, 앞으로는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할 수 있다."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어떻든 간에 자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뭐든 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사회적으로 그런 믿음이 신념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언론을 보면 그런 믿음을 사라지게 합니다. 정확한 정보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믿음은 그냥 믿으라고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눈으로 보고, 듣고, 마음으로 느껴야 합니다. 자녀에게 그냥 열심히 하라고 하는 것보다는 되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산 교육입니다.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유튜브, 블로그, 책, 오디오.. 정보는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한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믿음이 부족해서입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믿음은 한 번에 생기지 않습니다. 의심으로 시작해서 믿음이 자라기 위해서는 꾸준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관성이 있어서 기존의 믿음을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습관이 생기려면 20일 동안의 반복이 필요하듯, 믿음을 바꾸려면 그 이상의 의심을 증거할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그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멘토이고 부모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