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광문 Nov 03. 2021

 그대로 멈춰라!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의자 빼기 놀이를 시작합니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노랫말처럼 아이들은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춤을 추다가 노래가 멈춘 순간 사람 수보다 하나 적은 의자를 맡아 앉는 놀이입니다. 노래가 반복될 때마다 의자는 하나씩 줄어들고, 아이들도 한 명씩 놀이에서 빠집니다. 놀이가 계속되는 동안 아이들은 의자에 먼저 앉기 위한 경쟁도 계속해야 합니다. 의자에 앉지 못하면 놀이에서 빠지고, 의자는 계속 줄어듭니다. 의자를 먼저 맡기 위한 아이들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갑니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한 명이 승자가 됩니다.


내일의 건축은 질서에 의한 경재 시대.

사람들은 변화를 거듭하는 디지털 세계 속에서 질서를 창조하고자 하며 질서의 확립은 공공의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며 탈피하고자 합니다. 과거 건축분야에서 지향했던 완결적 특성을 추구했던 것에 반해 현대로 넘어오면서 사회의 변화에 따른 영속성의 추구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건축분야의 중심 지향적 구조를 재편성하고 많은 다양한 시도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관과 동일한 맥락을 가지고 오랜 과정을 통해 많은 의미가 축척되어 있는 건축분야도 유사한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은 혼란스러울 정도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정통 건축물의 디자인이 오랜 세월 동안 고집스럽도록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 것과 대조됩니다. 사회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인관계, 인간과 사물과의 관계, 인간과 장소와의 관계,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 등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유지하고자 했던 이러한 모든 관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될 것입니다. 그것들을 빨리 받아들이고 시대성을 반영하여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사회는 건축 전문가에게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모델과 해결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념, 예술, 생활관, 가치관 그리고 디자인을 갱신해 나가야 하는 고유의 임무가 부여됨으로써 전문가들의 감각을 끊임없이 재정리해야 합니다.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들을 전문가 스스로 참여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대응해야 합니다. 문제 해결의 방법은 건축사 자신들의 가치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디테일을 포기하지 말자.

건축사의 가치관은 건축물에 시도되는 다양한 형태에서 매우 중요하게 나타납니다. 건축의 현실적 혼돈 상황을 극복하는 데는 건축 전문가의 의지와 창조성이 중요시되어야 하며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가치관의 정립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설계 디테일은 설계자의 기호나 기술상 필연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건축이 진행되면 시공자에게 맡겨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설계자 자신이 처음에 구상하고 계획했던 디테일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건축에 속해 있는 중요한 요소들과 초기 계획을 포기한다면 그때부터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설계도면이 실측에 가까워질수록 사물의 임계치에 봉착하게 됩니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검토하지 못했던 작은 실수들이 실제로 구연되어야만 설계자의 의도가 정확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실측이란 서로 의도를 전하기 위한 건축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건축설계과정에서 실행되는 가치판단의 기준을 선택적 문제의 해결안으로 규정 지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통합된 가치관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제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공간과 세부적 디테일을 풀어나감으로 가능해집니다. 내면적으로 통일된 근거에 의해 전문가의 경험으로 얻은 본질 속에서 창조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관의 급격한 변화들 속에서 보완하려 하고 수용함으로써 미래의 건축분야에 복합적인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주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설계에서 손을 놓는 순간 더 이상 전문가가 아닙니다. 장인이 자신의 고통과 싸우고 집념과 숨결을 넣어 작품을 만들듯이 설계자의 구체화된 사고와, 의지, 의도가 있어야 진정한 건물이 탄생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번 숨을 쉬고 멈춰서 평범한 진리를 되새긴다면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지출처 : 픽사베이










건축사사무소 회인 대표 건축사
모일(회) 사람(인) 사람이 모이는 회사
Goodmeeting & Partners
매거진의 이전글 건물은 유통기한이 없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