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를 물으면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걱정해주는 이웃님들에게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매일 보는 수나의 모습이 아직도 익숙지 않다. 아기 때부터 찍어놓은 사진들이 벽에 즐비한데 그 모습이 그립다. 그때는 반듯이 웃고, 날씬하고, 앞니도 없고..... 십 년의 기억이 소환되어 머문다.
주 3회 한방병원에 치중해서 다녔다. 그러다가 처음에 문을 두드렸던 신경외과는 20일 만에 다시 갔다.
자주 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많은 차도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말씀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 후회가 들었다. 나 대신 고모가 수나 옆에 지켜주었던 수고만 믿고, 나는 진작 아무것도 안 했던 것에 죄책감이 들었다. 다시 인터넷의 안면마비 내용을 을 뒤져 보니 사람마다 한 달, 두 달, 일 년 모두 차이가 있는데 과연 우리 수나는 얼마나 걸릴지 가슴이 멍해진다.
수나의 안면마비 치료는 계속~. 그런데 지친다. 월 수 금 이렇게 세 번 얼굴에 침을 맞고 오는 수나
고모가 항상 동행하며 치료과정을 본다. 회사 핑계로 들여다보지 못하는데, 같이 지치는 건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매우 신경 쓰이고, 작은 변화조차 감사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느낄 수 없음이 답답하다. 그래서 지치는 것인가 웃을 때마다 대칭이었던 수나의 얼굴이 자꾸 아른거린다.
조금 더 인내해야지 하면서도 아쉽다. 어서 빨리 제자리로 입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치료 4주 차
어느덧 4주 차, 선생님이 상태를 보시더니 이제 시간에 맡기란다.
" 다음 주 두 번만 더 오시면 될 것 같아요 "
나머지는 치료는 시간의 흐름대로 완치될 것이라고 하셨다.
시나브로 이제 수나의 표정이 자연스럽다. 삐뚤어진 입도 가끔은 정상처럼 보인다.
시어머니는 계속 병원을 다니는 게 좋지 않으냐고 하시지만,
병원에서는 이제 치료는 다한 것 같으니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좋아질 것이라고 하신다.
수나에게 숙제가 생겼다.
눈 짝짝이로 윙크 10번, 코 찡끗 10번 이~~~~ 10번 입안에 바람 넣고, 양 손가락으로 볼을 푹푹 찌르기 10번
치료 5주 차
6월 13일 안면마비 , 벨마비, 구안와사의 치료를 7월 31일에 마쳤다. 정말 나을 수 있을까 했던 안면 오른쪽 마비 치료가 끝났다
5주간의 치료였고,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표정과 얼굴 근육이 돌아온 것은 4주 정도 걸렸다.
지금도 100% 완치라고 할 수 없지만, 크게 좌우 달라진 것을 못 느낄 정도로 회복되었다.
5주간 신경외과 치료와 한방병원을 훌륭하게 마친 셈이다.
그~아픈 침을 수백 방을 견뎌낸, 우리 수나가 제일 수고했다.
한 달 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 날 한방병원 간호사님이 수나 챙겨준 간식과 크록스에 끼우는 캐릭터 장식품.
마지막 감동 ( It is not a secret! )은 수나의 수고를 달래주기 충분했다.
약 50일간의 매일이 그리도 길었지만,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가족들의 살핌과 병원 선생님, 간호사님, 물리치료사님의 진심이 수나를 빨리 낳게 해 준 묘약이었지 싶다.
세상이 밝고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한 없이 느낀다.
지난 50일 아이의 얼굴을 매일매일 뚫어져라 쳐다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을 짧게 여기 기록한다
* 우리 아이와 같이 아픈 분이 계시다면 용기를 잃지 말고 끝까지 치료 잘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