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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해 Oct 05. 2024

4화. 외출 금지

한국어를 가르치며 사람을 배웁니다


사람은 세 번을 만남야 마음을 연다고 했다.

우리는 다섯 번 넘게 만나다 보니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어려운 점까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겨울은 추운 날씨가 여러 날 지속 되었는데 수업이 있던 날 낮에는 따뜻한 기운이 느껴질 만큼 좋은 날씨였다.


“오늘 날씨가 어땠어요?”

“집 나가지 못해요.

“왜요?”

“남편이 두 달 전에 돌아가셔서 네 달 정도는 집에 있어야 해요”

“꼭 필요한 것만 사러 나갈 수 있어요.”


남편이 돌아가시면 집에 있어야 한다고?

그런 문화가 있단 말인가?

고 있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시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봤다.



무슬림 부부가 이혼하거나 사별하였을 경우, 여자는 3개월~4개월 10일 동안 재혼 금지.
이 샤리아 규정을 '잇다'라고 부른다. 목적은 재혼한 새 남편이 전 남편의 아이를 기르게 되는 걸 막기 위해 여자 쪽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이유다.

재혼 금지 기간은 이혼녀의 경우 3개월, 사별한 여자의 경우 4개월 10일이다. 임신한 여자는 출산 때까지 재혼 금지다.(쿠란 2장 228~234절, 65장 4절) 폐경기 여성이나 어린아이는 3개월이다.
[출처: 나무위키]



이슬람 사람들을 몇 명을 만나 봤지만 남편이 사별한 뒤의 여성의 삶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일부다처제의 경우라 이런 문화가 생긴 건가? 4개월 동안 집 밖을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렇게  집안에 있다는 것을 억울해하지도 않았고, 나름 즐기는 것 같았다.


또 한 가지 다른 점이 더 있었다.

니제르에서는 결혼식과 장례식에서는 옷의 색깔에 제약이 없다고 했다. 아프리카 아니 이슬람 문화가 그런 것 같았다. 본인이 좋아하는 색상의 옷을 입고 가면 된다고 했다. 한국 장례식장등에서처럼 검정 옷을 입을 필요 없고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고와도 실례가 아니었다.


만약 한국어 선생님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것들을 알 수 있었을까?

소중하고 귀하게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세상 사람을 알아가고 있다.






‘값이 싸다’라는 문장을 연습했다.

농담 삼아 '동네 마트에서 세일하면 선생님한테 전화해요'라고 했더니


"어제부터 설탕 5천 원이 넘던 게, 4천 원이에요. 선생님 와서 꼭 사세요."


라고 신나게 이야기한다.  파주 문산으로 설탕 사러 갈 뻔했다.


순박한 니제르 학생.

아이들 5명 키우는 엄마인데,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걸 보니 몇 십분 더 수업을 해주고 싶었다.


“밖으로 나갈 수 없지만, *팡(배달앱)이 있어서 빨리 배달받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우리들은 *팡을 무조건 써요”


외출금지의 불편함을 * 팡이 해결해 주다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외출 금지가 끝나는 날은 따뜻한 봄날이겠지?





다음 편 5화. <좌회전 우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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