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필기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니제르에서는 프랑스어를 쓴다. 아쉽게도 운전면허 시험을 프랑스어로 볼 수 없었다. 한국어는 아직 어려우니, 영어로 된 운전 필기 책을 찾아봤다. 종이책이 없었다.
몇 년 전에 나온 전자책이 있으니 구매해서 보라고 했다. 내켜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교통 표지판, 교통 신호 읽는 법을 찾았고, 유튜브 초보운전 영상 두 개를 찾았다. 야투 씨가 진짜 운전면허 시험을 한국에서 본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한국어 수업 30분 정도 하고, 운전면허 공부를 30분 하기로 했다.
교통 신호등에 좌회전, 우회전, 주정차 금지 등을 알려주는데 왜 이렇게 한국말이 어려운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한자어가 많아서였다. 대부분의 용어들이 한자어로 되어있어서 음절 하나하나 의미까지 설명해 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한글로만 되어있다면 쉬울 텐데 못내 아쉬웠다.
유튜브영상도 준비했다. 0.7배속으로 틀고 같이 보면서 설명해 줬다. 차라리 영상을 보니 이해가 빠른 것 같았다. 수업 전에 미리 찾아보고 괘 괜찮은 영상으로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하면서 화면 속의 야투 씨를 봤다. 어느새 책상에 머리를 대고 누워있었다. 거의 드러누운 수준이었다.
“야투씨? “ 졸려요? 재미없어요?”
“선생님, 아파요, 열이 나요. 감기약 먹어서 그래요. 그런데 운전 공부하고 싶어서 이렇게라도 보는 거예요. “
재미없어서 저러고 있구나 생각한 게 미안해졌다. 야투 씨는 운전이 매우 절실한 것 같았다. 누워서라도 약속한 시간 동안 수업을 들었다.
다음 시간에 운전면허 필기 예제 문제를 풀었다. 영어 버전 한국어 버전 모두 야투 씨에게 너무 어려운 외계어였다. 아직 외출 금지라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해서 다닐 수 없는 상황이고 학원비도 비쌌다.
며칠 동안 인터넷 검색을 해서 금천구에 있는 무료 운전면허 연수 신청 사이트를 알려줬다. 파주에서 금천까지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넘는 길이다. 그렇지만,고맙다며,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