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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해 Oct 13. 2024

6화. 급식에 돼지고기가 나오는 날

한국어를 가르치며 사람을 배웁니다


한국어 수업 예문 중에  '점심시간이 제일 좋다'는 예문이 나왔다.


아이들이 다섯이 있는 야투 씨에게 물었다.


학교 급식에 돼지고기가 나오면 어떻게 해요?
이슬람에서는 돼지고기 먹으면 안 되잖아요?



그냥 김치나 다른 반찬 먹으라고 해요
그런데요, 그런 날은 학교에서 닭고기 준비해서 줘요.
정말 학교가 고마워요”


넷째가 다니는 초등학교에는 이슬람 학생이 2명이 있는데 이런 날에는 따로 요리를 준비해서 제공해 준다고 했다. 이런 배려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구나 느끼게  했다.



 


수업 중에 야투 씨의 손톱 끝이 붉은 것을 알아채렸다. 봉숭아를 물들인 것 같았다. 이 겨울에 봉숭아 물을 어떻게 들인 것인지 물었다. 사실 마트에 가면 손톱에 물들일 수 있는 가루를 팔고 있기에 그건가 보다 싶었다.


봉숭아 물들인 거예요?

아니에요. 선생님, 헤나 가루예요
(아 그녀가 봉숭아를 아는구나.)



이내 어디선가 꺼내서 녹색 가루가 든  비닐봉지를 흔들며 헤나 가루라고 보여줬다. 이 가루를 물에 개어서 손가락에 바르는데 빨간색으로 나온다고 했다. 어떤 가루는 검은색이며 다양한 색상이 있다고 했다. 천연 가루라 좋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헤나 가루’ 검색어를 쳐봤다. 한국에서도 팔고 있었다.  야투 씨가 아니면 이런 것을 한국에서 볼 수 있을 줄이야 생각도 못 했다.


오십 살에 모든 것은 배워가는 지금 시간이 너무 재밌다. 야투 씨가 남편 없는 시간을 잘 보내고 있어서 안심되었다. 새록새록 신기한 이슬람 문화가 더욱 궁금해지는 밤이었다.



다음 편 7화.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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