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1월, 나는 피검사를 통해 측정이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치의 갑상선 호르몬 결과를 받았다.
측정이 안 되어서 찍힌 종이의 호르몬 수치는 7.77 이상이었다.
이 사실을 발견하게 된 건, 정말이지 우연한 계기였다.
충주에 위치한 외할머니 댁에 가면 으레 그렇듯, 수안보 온천을 가족들과 방문했고
평소라면 관심도 없던 혈압 측정 기계가 재 보고 싶어서, 엄마를 기다리며 재 보았다.
그런데 혈압이 너무 높게 나와서 기계에 적혀 있는 혈압 정상 단계를 보았고,
나의 수치로는 고혈압 2단계의 숫자에 떡하니 해당되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자기 방어기제인지, 기계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엄마한테도 측정을 해 보라고 했었다.
그렇게 나온 엄마의 혈압 수치는 너무나도 정상이었다.
기계가 이상한 게 아니었고, 내가 이상했던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수원에 돌아가서 동네 내과에 가게 되었다.
거기서 피검사를 하게 되고 나는 심한 갑상선 기능 항진증 판정을 받게 되었다.
내과 선생님께서는 물으셨다.
이렇게 수치도 높고, 증상이 심한데 전혀 모르셨어요?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다. 항상 체력에도 자신이 있었고, 에너지가 넘쳤고
아픈 게 하나도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나는 나의 정신력만 믿고
나의 몸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당시 나의 상태를 돌이켜보면
목과 눈은 팅팅 부어있었고,
아무리 먹어도 허기졌으며,
(훗날 내 동생이 말하길, 본인이 사온 성심당 빵을 다 먹어버린 누나를 보며,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돼지로 변해버린 극중 센의 엄마 아빠인줄 알았다고 한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고,
밤샘 작업을 하면 몸이 덜덜 떨렸고,
친구의 사진을 찍어줄 때면 손이 심하게 떨렸다.
자고 일어나면 땀을 흘리는 게 기본인 줄 알았다.
그리고 심장박동도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게 뛴다는 걸 알아챘다.
20대 중반이어도 건강검진 한 번도 안 하고 넘어가고
내 건강을 너무 철석같이 믿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하하.
이 병이 생긴 이후로, 나는 네가 건강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꼭 손편지 말미에 넣는 습관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