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미뉴에트를 들으며
당산 국민학교 운동장 늘어선 아름드리 느티나무를 따라 주욱 늘어선 네모난 돌 징검다리 위를 뛰어 건너던 아홉 살의 상고머리 소녀는 어디 갔을까?
나무껍질 위의 까맣고 딱딱한 날개를 등에 단단하게 붙인 채 햇살 사이로 빛나던 장수하늘소도 내 머릿속에서만 살아있는 걸까?
우둘투둘 도깨비방망이 아주까리의 씁스름하면서도 느끼한 기름기가 어스름하게 떠오르고
단맛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소녀는 까맣게 익은 놈으로만 까마중을 어디서나 따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