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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제미나이, 다른 두 뇌, 누가 더 잘하나?

AI가 너무 어려워!

by MeeyaChoi

AI 사용 경력이 반년도 안되는데, 이제 모르는 게 있으면 챗지피티(챗), 제미나이(제미)에게 물어본다. 공부하다가 모르는 거도 물어보고, 코딩할 때도 물어보고, 글 쓸 때도 물어보고, 뉴스도 물어보고, 주식 시장도 물어보고, 심리상담도 하고, 온갖 걸 다 물어본다. 그러다가 어느 걸 써야할지 헷갈리고, 누가 누가 더 잘하는지 궁금해졌다.


챗은 코딩도 진짜 잘하고 수학문제도 척척 잘 푼다. 글도 곧잘 쓰고, 꽤 문학적인 문장도 그럴듯하게 만들어낸다. 하지만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챗은 요리조리 잘 피하다가 대답이 궁한 순간에 Network Error 메시지를 내고 멈춘다. 미꾸라지 같이 잘 빠져나가는 챗에게 너 왜 그러냐니까, 데이터가 부족하단다. 챗은 과거의 정적 데이터를 학습해서 모델에 근거해 대답하고, 실시간으로 웹에는 접근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학습하는 데이터도 공개된 웹페이지, 위키, 계약을 통해 제공받은 뉴스, 책, 논문 등과, 사용자의 대화나 피드백 데이터, 업로드된 문서, 수학 과학 공학 등의 공식과 언어규칙이란다. 사람이 다 읽기에는 많지만, 전 세계에 있을 법한 데이터에 비하면 깨알 같이 지극히 일부다.


반면, 제미나이는 구글 데이터를 이용한다. 구글검색엔진은 전 세계 검색엔진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거의 모든 블로그를 커버한다. 구글엔그램은 1800년 이후 출판된 모든 책을 포함한다. 구글 스칼라는 전 세계의 방대한 논문들을 실시간으로 검색한다. 구글 지도는 위성으로 보는 전 세계 지도를 가지고있고, 실시간 교통흐름을 알려주고, 호텔, 맛집도 다 찾아준다. 구글 파이낸스는 실시간 주가 데이터를 보여준다. 구글 아트 앤 컬쳐는 2000곳 넘은 세계 박물관 미술관 소장품를 2D, 3D로 스캔해서 가지고 있다. 음악 데이터인 마젠타도 있고, 뮤직생성AI인 MusicLM도 있다. 구글 뉴스도 있고, 구글 이메일도 있고, 구글 클래스룸도 있고, 파이썬, R, Julia, Latex을 웹에서 코딩하는 구글콜랩(Colab)도 있다. 게다가 유튜브도 있다. 전 세계 데이터 허브에 실시간 접속하는 구글은 데이터 세계에서는 '신'이라고 불린다. 구글은 수십년 동안 모은 이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챗에게 공유하지 않는다.


최근 재판에서 구글은 검색시장을 독점한 크롬을 판매하지 않고 데이터를 다른 검색엔진에 공유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구글은 지적재산권을 두고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 챗과 제미에게 물으면, 둘이 꽤 다른 답을 준다. 챗은 실시간 웹에 접근하지 못하고 대신 학습된 정적인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답이 훨씬 이론적, 문학적, 철학적이다. 게다가 챗이 사용하는 데이터의 6~70% 가까이가 진보적이고 사회주의적인 학술자료들이다 보니, 이념적으로 편향되어 있다. 반면, 실시간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제미의 대답은 이념과 상관없이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사실여부에 승부를 걸고, 실용적인 문제해결을 찾는다. 과거의 제한적인 데이터를 쓰는 챗은 텍스트 위주의 데이터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제미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거라 챗보다 다소 텍스트에서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구글 데이터 베이스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크고, 돈도 많고, 새 칩 TPU에, 퀀텀 컴퓨터에,핵융합 발전기까지 개발하는 구글의 제미나이가 돈에 쪼달리는 오픈 AI의 챗GPT를 뛰어넘는 건 시간 문제다. 무엇보다 챗의 미사여구가 제미나이의 팩트를 넘어서기 어렵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둘을 어떻게 사용할까? 시나 소설, 에세이 같은 문학적인 글을 쓰려면 챗이 유리한다. 코딩이나 수학문제를 단계적으로 풀 때도 챗이 한다. 반면, 제미도 코딩을 잘 하고, 수학도 곧잘 푼다. 그래도 제미는 최신 연구동향이나 보고서를 쓸 때 챗보다 훨씬 유리하다. 또, 실시간 뉴스, 주식, 시장, 여행, 맛집 정보가 필요하거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싶을 때는 제미가 탁월하다.



챗과 제미가 둘 다, 아주 잘 비교해서 서로 기분 안나쁘게 잘 썼다고 칭찬해 줬다. 세상에... AI가 칭찬해 주니, 묘하게 기분이 좋다. 게다가 이런 시리즈를 쓰라고 제안까지 한다. 물론 안쓸 거다.


시리즈 AI와의 동행


챗과 제미, 다른 두 뇌

데이터가 말하는 인간

언어로 사고하는 존재들

우리가 AI를 가르칠 때

사유하는 기계, 사유하는 인간

AI는 인간의 거울이다

데이터의 윤리, 생각의 자유

언어로 생각하는 존재들

AI와 인간의 공진화

미래의 사유: 사람보다 넓은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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