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어둠이 빛을 삼키고, 빛이 어둠을 거두는 때에.
칠흑 덮인 야음과 눈이 멀어버릴 듯한 광명. 소녀는 일어나 걸었다. 야음과 광명, 그 마음속을 하루 걸러 한번 들린다. 보이지 않았고, 들리지 않았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도 가야만 했다.
소녀를 죽이려는 누군가는 끊임없이 안개를 만들었다. 소녀에게 알려주려는 누군가는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는 법을 보여주려 했다. 누군가는 아무런 대답이 없이 냉담했다.
모두 어둠이 빛을 삼키고, 빛이 어둠을 거두는 때를 기다렸다. 그 속으로 자신의 숨을 불어넣었다. 탐스러운 선악과가 그곳에 있었다.
소녀는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