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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란?

팀라이트, 글로 모인 사이 12기를 시작하며,

설연휴를 다소 무기력하게 보내고 난 후,

인스타그램을 휙휙 넘기며 구경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글로 모인 사이 12기' 모집글이 눈에 띄었다.


나는 지난해 하반기,

말도 안 되게 바쁜 시간을 보냈었다.


갑작스레, 나의 작업실 겸 스튜디오를 계약하고, 그곳에 지내면서 아이를 전학시켰다.

긴 시간 우리 부부가 같은 공간에서 일하며 부대끼기도 하였을 터,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던 것 같다.


아이가  다녔던 학교와 우리가 살고 있는 집, 그리고 우리 부부의 일터는 각 도보 5분 거리였다.

지금도 변함은 없지만, 내가 따로 나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며 적어도 평일은 아이와 단둘이 온전히 한 학기를 잘 보낼 수 있었던 공간이 생긴 것 외에는.


그렇게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지난 1학기 동안은 아이의 학교 앞이자 내가 오랜 기간 공부를 가르쳤던 어느 숲 속 마을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공간에서 나는 일도 하였고, 책도 읽었으며, 또한 글을 썼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나를 찾는, 여행>이다.


나는 꽤 오랜 기간 이성만 쓰는 '일중독자'였다.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아이를 낳고서도 온전히 일에만 매달리는 나는 '일중독자'를 넘어 '일바보'라 하겠다.


시간이 흘러 나는 20대에 시작한 일을 지금껏 해 오며, 20년여 가르치는 일에 상대방의 필요한 것을 찾아주는 일에 각고의 노력을 다했던 듯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오고, 심리적으로 불안이 찾아왔을 때 찾게 된 것이 '글쓰기'였다.

한동안은 비공개 '일기 쓰기'였지만.


그러다, 한 에디터이자 독립출판사 대표님의 도움으로 '나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책을 써 보자는 <보름책 쓰기>라는 프로그램 안내를 받았다. 열흘여 질문에 따라 나에 대한 성찰과 글쓰기의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 수많은 퇴고의 시간을 거친 뒤, 탈고하여 펴낸 첫 책이 바로 그 책이다.


나는 아직 '저자'라든가 '작가'라는 호칭은 낯설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에서 오는 '가슴 벅참'을,

또는 그것에서 오는 '힐링'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다시금 또 한 번 그리고 여러 번 느껴 보고자 한다.


그것이 나에게 글쓰기가 아닐까?


멋진 글이 아니더라도, 나의 진심을 담은 글이, 때로는 나의 성찰이, 나의 고뇌가

때로는 나의 가슴 벅참과 설렘이 고스란히 독자들에게도 전해 지기를.


그리고 읽는 이들도 나의 이 벅참으로 설렘으로 인해서 글쓰기에 도전하고 성취해 보기를.


큰 쓰나미 후, 살짝 숨 고르기 하던 나에게 찾아온 '다시 한번 가슴 뛰는 일'을 찾은 것 같다.


가슴 뛰는 일을 찾은 이 순간, 비로소 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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