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에 갇혀 있는 이에게

Dear Life

  하루의 고단함을 뒤로하고 밤에 잠을 잔다는 것은 정말 축복인 것 같다. 만약 잠을 자지 못한다면 우리는 건강한 몸과 올바른 정신을 가질 수 없다. 잠은 우리에게 신체적 회복과 심리적 회복을 가져다준다. 잠은 우리에게 새날을 살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런데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을 못 자는 사람이 있다.      

  그는 새벽 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힘들고 외롭다고 했다. 아직 겨울이 되지 않았는데도 그의 마음속에는 시베리아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것 같았다. 어느 누구도 그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그는 몇 달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러자 친구들도 끊기고 갈 곳도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게임이었다. 매일 8시간 이상 게임을 하였다. 그런데 사이버 공간에서 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와는 사이버 공간에서 아침에 일어나 대화하고, 자기 전에도 대화하면서 거의 영혼의 동반자 같은 사이가 되었다.      

  그는 둘 만의 관계가 영원할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그렇지 않았다. 그 친구는 사이버 공간에서 자기를 두고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갑자기 그는 그 친구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한편으로는 그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친구에 대한 배신감이 들었다. 그는 죽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괴로웠다.      

  그는 사이버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의 만남은 일시적이어서 개인적 욕구에 따라서 쉽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남을 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것과 같이 신뢰하였던 것 같다. 그 친구와의 만남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던 것이다. 그는 친구로 지내면서 남다른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느꼈는데, 실제로는 미약한 관계였던 것이다.      

  현실세계에서의 외로움과 공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대안을 찾으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의 인간관계에 의존하다 보면 중독에 빠져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 사이버 공간은 현실세계보다 안전한 공간처럼 보인다. 그래서 현실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 또한 책임성이 결여될 수 있고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기에 속을 수도 있다.      

  나는 그가 지금 사이버 공간이란 가상공간에서 현실 공간으로 걸어 나왔으면 좋겠다. 사이버 공간에서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은 현실세계의 사회활동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은 우리에게 다양한 사람들과 편리하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가능하다면 현실에서의 사회적 관계를 잘 하기 위해 사이버 공간이 적절하게 사용되었으면 한다. 그가 많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사랑하며, 일하며, 평안한 잠을 잘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초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