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으로 산다는 것
공무원의 단조롭고 반복되는 업무에서 벗어나
글을 쓰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한 브런치 작가 활동.
그런데 요즘, 일상을 살아낸다는 이유로 그마저도 흐지부지되어가는 내 모습에 한참 작아지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공무원 수험생이던 시절의 나는 참 많이 감사하는 사람이었다.
도서관에 앉아 공부하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두 눈으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음에,
내 발로 걸을 수 있음에,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짐에.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과 안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좋아하는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웃을 수 있음에.
비싸거나 사치스럽지 않은,
라면 한 그릇, 떡볶이 한 접시에도 마음껏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입직 후에도 그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속상하게 만드는 민원인들 사이에서도
“주무관님 덕분에 일이 잘 해결됐어요.”
말 한마디에 힘을 얻었고,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받으러 온 다정한 노부부를 응대하면서도 어느새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팀장님, 과장님과 따뜻하게 근무할수 있다는 사실도 감사했다. (비록 지나고 보니 평판은 좋지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고마웠다.)
그런 내가
언젠가부터 일상의 감사에 무뎌져 있었다.
작은 일에 기뻐하기보단,
그저 흘려보내듯 하루를 넘기고 있었다.
이게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나를 점점 지치게 하는 이 환경 탓인지—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문득 그런 생각은 들었다.
혹시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조금만 비켜나면,
다시 그때의 ‘감사하는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