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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네디 Aug 04. 2023

빌리 홀리데이-새장 안에서의 처절한 구애

새장 안에서의 처절한 구애(求愛)


한 흑인 여성의 삶


- 16살 아버지, 13살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 아버지는 처자식을 버리고 떠남. 

- 일자리를 위해 어머니는 타지로 떠나고 외숙부에게 맡겨지며 학대당하고 심지어 겁탈당할 뻔하기도.

- 9살의 나이, 가톨릭학교에 다니다 무단결석이라는 이유로 소년법원에 끌려가고 형사시설인 가톨릭개혁학교로 보내짐.

- 9개월 후 가석방, 어머니와 재회한 뒤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의붓아버지는 곧 사망.

- 일을 위해 다시 떠난 어머니와 헤어진 이후 홀로 매음굴에서 잡일을 하며 끼니 해결.

- 어느 한 가정애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다 그 집 40대 주인에게 성폭행당함.

- 남자는 무죄로 풀려나고, 오히려 당시 10살이었던 그녀가 보호감호소로 보내짐.

- 2년 후 출소하지만 다시 성폭행당함.

- 어머니를 따라 새로 정착한 곳에서 3년 간 어머니와 함께 사창가에서 몸을 팔며 생계를 이어감.

- 원하는 성행위를 하지 않는 그녀에게 화가 난 손님이 고발, 다시 매춘혐의로 법정 구속.

- 출소 후 어머니와 함께 하녀 생활을 하지만 당시 나라 경기가 어려워지며 그들도 결국 거리에 나앉음

- 일자리를 얻기 위해 어느 나이트클럽으로 찾아가 댄서라 속이고 오디션을 보지만 결국 들통이 나 망신당함

- 침통한 마음에 뒤돌아 나가려는데 '노래라도 한 번 불러보라'는 피아니스트의 제안에 노래를 부르고......



세계 3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Billie Holiday의 어린 시절 삶.


1900년대 초, 미국 흑인들이 여전히 인권을 인정받지 못했던 처절한 환경에서 지독한 생의 고통을 이겨내며 결국 세상에 인정받는 유명한 재즈보컬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유명세를 탄 이후에도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빌리 홀리데이의 아버지임을 부정했던 자는 그녀가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 그녀의 수입을 뜯어내려 했고, 결혼한 마약중독 남편을 통해 그녀 역시 중독 그리고 이혼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결혼했던 이들과의 관계 역시 마약과 이혼으로 파탄 나며 치유하지 못할 상처, 지워지지 않을 얼룩으로 남는다.


첫 남편과 이혼한 후 어머니 마저 사망하고 이에 더욱 심하게 중독된 그녀.

그녀가 벌어 온 돈을 갈취했던 두 번째 마약중독 남편.

마약과 무기소지로 감옥을 드나들며 그녀를 괴롭혔던 세 번째 남편.


그들로부터의 상처 때문이었을까?


그녀 역시 평생 술과 마약에 의지하는 신세로 전락하며 마약소지혐의로 옥살이를 거듭하다 결국 4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다.


그녀가 사망한 후 잔고는 70센트, 마지막까지 그녀가 남긴 모든 재산을 편취했던 세 번째 남편.


일부 음악평론가들은 말했다. 

그녀가 남자에게 매달리거나 집착하는 성향이었다고. 

또 어떤 수준 낮은 유튜버는 '13세 미혼모가 낳은 전과 3범'이라는 제목의 섬네일로 클릭을 유도하려 했다..


나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니들이 그녀의 인생을 살아 봐라."


과연 그들이 평론가 혹은 음악 유튜버로서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를 소개하고 그녀에 관해 논할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그 시대에 그곳에서 흑인 여성으로 태어나 그런 삶을 살게 된 한 여인.


10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친족에게 학대받고 또 겁탈당할 뻔하고, 법원에 끌려가 형사시설에 가둬지고, 매음굴에서 잡일 하고, 10살 나이에 성폭행당하지만 오히려 감옥에 끌려가 2년간 옥살이하고 나와 다시 성폭행당하고, 어머니와 함께 10대 초반의 나이에 3년 간 몸 팔며, 다시 구속돼 옥살이. 


온갖 고초 다 겪으며 생의 의지 하나만으로 억세게 살아온 여인이 학대, 무시, 기만 등 흑인으로서 인간 이하 취급을 받다가 뜻밖의 계기로 드디어 사람 대우받을 수 있었다.


가지지 못했던 기회를 얻어 마음껏 불렀다.

가난이 아닌 생존을 위해 살아오다 이제 돈을 벌 수 있었다. 


못된 자들의 한순간 욕정을 위한 희생자였던 어린 여자 아이.

공포스러운 분위기에서 무서운 눈빛과 거친 손길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던 남자들이 밝은 분위기에서 다정한 눈빛과 따뜻한 손길로 다가오니 이를 믿고 받아들였다. 


PCR검사를 위해 그 짧은 순간 콧구멍에 들어왔다 나가는 얇은 면봉에 소스라치는 남자들에 대비되는 어린 시절 고통받던 그녀.


그녀는 남자들을 용서했다 그리고 사랑했다.


목말랐던 사랑이었기에 그것을 맛보게 한 이를 믿었다.


첫 남자와 이별하고 어머니 마저 사망하며 사랑에 더욱 갈증을 느끼고, 다시 나타난 다른 남자의 달콤한 속삭임을 믿고, 속고 또 다른 남자를 믿고, 속고.


처지를 공감하고 싶지 않다면, 그 시대의 이해가 부족하다면, 그냥 담백하게 노래에 관해서만 떠드시라. 

그리고 부탁하건대,

누군가의 인생에 관해 다룰 작정이라면 한 시대, 한 조각이 아닌 그 사람 인생 전반을 숙지하고, 충분히 이해한 뒤 논하시라.


세상이 그리고 그녀가 처해진 환경이 가둬 놓은 새장 안에서 사랑을 갈구하던 빌리 홀리데이.


그녀의 인생 마지막 앨범 Lady in Satin에 실린 명곡,

I am a fool to want you...... '당신을 원하는 나는 바보'


그녀의 삶을 떠올리며 감상하시기 바란다.


https://youtu.be/qA4BXkF8Dfo


그리고 그녀가 세상에 처음 그녀의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던, 나이트클럽 오디션에서 불렀던 곡,


Travelling all alone

https://youtu.be/_850P5xE8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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