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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네디 Aug 04. 2023

양자역학 중국집 버전으로 정리


가정 1 : 케네디와 캔디는 이란성쌍둥이다. 같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서로 앙숙이라 각자 따로 자취를 하고 있다.



가정 2 ; 동네에 한 무인 중국집이 있는데 메뉴는 짜장과 짬뽕뿐이다. 주문은 어플로 받고 요리부터 배달까지 모두 기계가 한다. 


어느 날 지방에 계신 엄마가 두 사람에게 전화했다.


엄마 : 아들! 짜장 짬뽕 중에 뭐 먹을래?

케네디 : 아무거나요


다시 엄마가 캔디에게 전화를 해서


엄마 : 캔디야! 케네디한테 물어봤더니 아무거나 시키란다. 넌 짜장, 짬뽕 중에 뭐 먹을래?

캔디 : 그 자식이 고른 거 말고 다른 거요.


엄마는 그 동네에 떨렁 하나 있는 중국집에 전화했다. 그리고 짜장 하나, 짬뽕 하나를 시키고 두 사람의 각 자취방 주소를 알려줬다.

엄마가 누구한테 뭘 시켜줬는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두 사람은 분명 다른 걸 먹게 된다는 사실. 

주문이 들어온 즉시 중국집 AI에 의해 모든 과정이 진행됐다.

그리고 각 음식은 두 개의 철가방에 나뉘어 배달이 시작됐다. 



구분되지 않는 두 개의 철가방 그리고 그 안에 진공상태로 배달되는 짜장과 짬뽕.

어디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알 수 없다. 



미시 세계에서는 정말 신기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짜장면과 짬뽕이 전자라고 하자. 한 중국집에서 요리되어 나온 두 음식.

철가방에 담겨 하나는 케네디의 집 그리고 다른 하나는 캔디의 집을 향해 가고 있다.

그 철가방을 열기 전까지 즉, 관측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 안에 음식은 짜장과 짬뽕 그 둘 중 어느 하나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짬짜면의 형태도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인가?

파동이다. 파동은 물질이 아니다. 그러니 짜장, 짬뽕과 같은 물질의 상태가 아니다.  

간발의 차로 케네디의 집에 철가방이 먼저 도착했다. 

그리고 열어 본 순간 짜장이었다.

그렇다면 캔디는 짬뽕을 받았을 것이다.

원래부터 케네디의 집으로 보내진 건 짜장인지 짬뽕인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아는 정보는 오직 짜장, 짬뽕 하나씩 요리됐고 각자의 집으로 보내졌다는 사실.

철가방 속에서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즉, 앞서 말했듯이 음식도, 그릇도 아닌 파동으로 존재했다는 사실.

짜장과 짬뽕을 이제 전자라고 생각해 보자.

하나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계반대방향으로 도는 전자.

짜장과 짬뽕이 한 중국집에서 나왔듯이 두 전자도 한 원자에서 나왔다.

주문이 들어가서 두 요리가 각 집을 향해 배달되듯 두 전자도 마찬가지, 어떤 에너지가 가해져서 튀어나온 것이다.

두 집으로 향하는 음식들 그리고 양방향으로 날아가는 전자는 하나를 잡아서 관측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짜장인지 짬뽕인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 즉, 파동이다.

철가방을 연 순간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다. 전자도 마찬가지, 미리 정해진 게 아니다. 어느 것이라 말할 수 없는 파동의 상태로 날아가다가 하나를 관측하는 순간 그 형태 즉, 시계 혹은 반시계 방향이 결정되고 다른 하나는 그 반대의 값을 가지게 된다.

다시 강조한다. 

미리 정해진 게 아니다.


물리학자들이 실험에 주로 사용하는 BBO 크리스털이다.

이 크리스털에 레이저를 쏘면 두 개의 광자가 튀어나간다.

한 광자는 좌우로 진동하는 광자, 다른 하나는 위아래로 진동하는 광자. 

두 광자가 항상 같은 각을 이루며 A, B 방향으로 날아가는데 어느 것이 어느 방향으로 날아가는지 모른다.

왜? 레이저를 맞고 날아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두 광자는 입자가 아닌 파동이기 때문에. 

파동은 물질이 아니다. 그러니 구분이 안된다.

즉,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말이다. 

관측이 일어나기 전까지 결정되지 않은 파동의 상태.

우리 일상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미시세계 즉,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파동의 형태로 존재하던 전자는 인위적인 관측을 시작하는 순간 입자의 형태로 운동하게 된다."


그림과 같이 이중슬릿에 전자를 쏘면 '관측을 하지 않았을 때는 파동의 형태를 보이지만, 검출기 등을 동원해서 관측을 하는 순간 입자의 형태를 띤다.

그리고 재밌는 사실,

풀러렌 분자로 이중슬릿실험을 진행한 결과 전자에 비해 엄청나게 큰 플로렌 분자 역시 관측하지 않았을 경우 파동의 형태로 슬릿을 통과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출처 : Azom

풀러렌은 탄소원자 60개로 만든 분자이다. 분자와 전자의 크기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 큰 분자로 이중슬릿실험을 했을 때 역시 관측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파동의 형태였다.

거기서 더 나아가 생체분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미노산 15개로 이루어진 생체분자 이중슬릿실험, 

전자가 먼지라면 아미노산 15개는 한 도시다. 

그리고 이제 물리학자들은 아메바 정도의 크기를 갖는 생물로 실험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모든 물질은 관측하기 전 파동의 형태를 가진다는 명제를 증명해 나가는 과정.

다시 짜장과 짬뽕 얘기로 돌아가서,

한 중국집에서 나온 그 두 음식,

이해를 위해 물리적으로 상당히 심한 오류를 감안하며 한 설명이지만, 그것이 전자 혹은 광자를 포함한 미시세계에서는 우리의 관측 밖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다. 

BDO 크리스털에 레이저를 쐈을 때 양 방향으로 날아가는 두 광자,

레이저를 맞은 순간부터 우리의 관측 밖에서 수평방향인지 혹은 수직방향인지 알 수 없는 파동의 형태로 날아가는 상태를 중첩의 상태라 하고, 하나를 잡아 관측하는 그 순간에 수평 혹은 수직 방향 중 하나의 진동을 가지는 광자로 정해지게 되면 다른 하나는 자동으로 그 반대의 값을 가지게 되니 이때의 두 광자는 얽힘 상태에 있다고 한다. 


양자중첩, 양자 얽힘.


이 두 단어의 뜻을 이해한다면 양자라는 이름으로 계속 쏟아져 나오게 될 문명의 이기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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