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어린이집에 간 여유로운(?) 오후 시간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여기 oo면 텔레콤인데 아버님이 키즈노트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시네요? 다른 어플은 다 지워도 상관없는데 키즈노트만은 절대 지우면 안 된다고 하시네요. 로그인까지 꼭 부탁하시는데 비밀번호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우리 아버님의 다급한 표정과 목소리가 떠올라서 마음속으로 한참을 웃었다. 보통 키즈노트 사진이 올라오면 캡처해서 양가 단톡방에 보내다가 나중에는 키즈노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자동 로그인해드렸다. 그렇기에 이번 휴대폰 변경은 우리 아버님에게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으리라 짐작되었다.
'아버님이 며느님 자랑을 엄청 하셨어요 호호 요즘 누가 매일 시부모님께 사진을 매일 보내요~'
칭찬인 줄 알았다.
마음이 살랑하고 몽글몽글한 오후였다. 아버님께서는 액정이 깨지니 수리점으로 가신 게 아니라 최신 갤럭시폰을 처음 구매하셨던 매장으로 가셨고, 매장에서는 저렴한 요금제가 있다며 설득하여 모델도 구형으로 바꾸고 새로운 약정을 걸어놓은 것임을 깨닫기 전까지는...
어르신 알뜰폰 구매 피해가 바로 우리 아버님께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고 평소 좀 더 세심하게 챙겨드리지 못한 나 자신이 속상했다.
사장님! 우리 아버님 핸드폰만은 제발 아니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