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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선 Nov 18. 2023

환상의 크로와상

Flaky, buttery, and crisp croissant!

한국이라면 다양한 종류의 크로와상이 아침에 만들어져서 겉은 바삭하고 속이 촉촉한 맛있고 예쁜 크로와상이 거리의 카페나 빵집마다 나를 반겨줄 테지만, 파리나 런던이 아니고서야 평범한 유럽 마을에서는 플레인 크로와상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도 운이 좋다면 동네 베이커리에서 그날 만들어진 바구니에 담겨 아크릴 덮개가 덮인 신선한 크로와상을 만날 때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날들에는 대형 슈퍼마켓의 하루정도 지난 미니 사이즈의 '겉. 바. 속. 초' 대신 '단. 단. 한' 식감의 봉지 크로와상 정도를 구할 수 있다. 유럽에서 워킹맘으로 살던 나는 운이 좋을 때 만난 크로와상이라도 이미 구운 지 10시간을 훌쩍 지난 맛없는 크로와상을 맛보기 일쑤였다. 이상하게 시간이 지난 크로와상은 맛이 별로다. 겹겹의 버터 페이스트리 식감이나 부드러운 맛이 감칠 나게 느껴지지 않는다. 식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감이 없었던 시절 당연히 페이스트리가 무언지조차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에서 비싸기도 하지만 신선한 크로와상을 맛볼 수 없어 집에서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국수용 밀가루 반죽을 돌돌 말아 구우면 되는 것이라 쉽게 생각하였다. 베이킹 강습을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내가 얕잡아 본 크로와상 만들기는 최고레벨의 베이킹 프로젝트였다.


먼저 크로와상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와 접어 펴기(뚜라주)이다! 크로와상을 만들기에 좋은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18-20도 정도의 선선한 날씨에 만들어야 한다. 이도 추운 영하날씨에 만들고 실패를 한 후에서야 알게 되었다. 반죽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반죽과 버터의 되기를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라 한다. 그러니 나 같은 평범한 주부가 어찌 쉽게 할 수 있겠는가. 밀대로 조심스럽게 밀면서 버터와 밀가루 반죽 사이의 글루텐을 잘 잡아주어야 하며, 냉장과 냉동 숙성을 거치며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크로와상 생지를 만드는 방법인 것이다.

몇번을 실패하고 결국 전문가 레시피는 못따라하고 말았다. 이래저래 시도해 본 방접 중 홈베이커인 나에게 적당한 레시피를 찾았다.


반죽을 하는 도중에 냉동실에 한번 30분 굳히고, 저온에 한 시간 이상(2배로 부풀 때까지), 실내온도에 한 시간 정도 숙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거친 후 180도에서 20분간 구우면 버터향이 온 집안을 감싼다. 밀대로 밀고 접고 펴는 등 진을 다 빼고 오랜 발효시간을 거쳐 크로와상 8개를 얻어 냈다.

과연 크로와상은 비쌀만하구나! 이제는 크로와상이 비싼 것에 절대 불평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과 노동을 투자하고 고작 8개의 크로와상을 맛보려는 것이라면 사 먹는 것이 좋고, 서너 시간을 투자하여 부드럽고 신선한 16겹의 버터 크로와상을 맛보려면 꼭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주말 오전 내내 만들고 저녁에서야 가족들과 맛볼 수 있었던 크로와상은 두 개씩 각자의 입 속으로 녹아들어 갔다. 꿀맛이다.


추운 날씨에 만들어 숙성이 잘 안되었던 크로와상 반죽


한 달에 한두 번은 한 시간 전에 구운 크로와상으로 점심을 싼다. 물론 이 경우 서너 시간을 투자하여 직접 만드는 일은 드문 일이다. 미국에서 즐겨 샀던 냉장용 크로와상 생지로 오븐에 구워 먹으면 버터향 솔솔 나는 크로와상을 즐길 수 있었던 시절이 생각났다. 동네 슈퍼마켓을 뒤져 찾은 것이 미리 만들어진 냉동 크로와상이었다. 구워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꺼내서 오븐에 15분 정도 구우면 된다. 바로 구운 크로와상을 허겁지겁 반을 나누어 햄과 치즈를 넣는 것은 크로와상 형태자체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홈메이드 크로와상을 점심도시락으로 싸가려면 빵과 속재료를 따로 싸준다. 적당히 식혀서 그냥 있는 그대로 먹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제 가족들에게는 냉동이든 직접 만든 생지로든 신선한 크로와상을 선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침에 만나는 신선한 크로와상 맛보려면 냉동 생지를 추천한다. 물론 직접 생지를 만들어 냉동보관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너 시간을 투자하여 만든 생지로 직접 구워만든 홈메이드 크로와상 도전하실 분, 계신가요?


크로와상 만들기

필요한 재료:
미지근한 물 2/3컵 (160ml, 160g),
소금 1 티스푼 (5ml, 6g),
식용유 2 큰 스푼 (30ml, 30g)
설탕 2 큰 스푼 (30ml, 25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1.5 티스푼 (5g),
밀가루 2컵 (480ml, 290g),
버터 (가염 혹은 무염) 145g -실온상태
* 에그워시 ; 계란 1개 + 우유 1 큰 스푼 (무염버터 사용 시 소금 1꼬집 추가)
* 주의사항 ; 2차 발효 1시간 오븐 안에서 ; 온도가 30도 이상이면 버터가 흘러 내림 (실온 발효 경우 2~3시간 필요)

만드는 방법:
1) 따뜻한 물을 적당한 보올에 담고 설탕과 소금을 녹인다.
2) 식용유, 드라이 이스트도 넣고 잘 섞는다.
3) 밀가루 한 컵 넣고 덩어리 지지 않도록 잘 섞는다
4) 밀가루 한 컵 마저 넣고 잘 섞는다.
5) 반죽기 돌리기 혹은 100번 손반죽 한다.
6) 손반죽 후 밀가루를 뿌려준다.
7) 반죽을 잘 펴주고 그 위에 말랑말랑한 버터 145그램을 펼쳐준다.
8) 버터를 스크랩퍼로 펼쳐 바른 후 접어서 두 번 감싸준다.
9) 반죽을 도마에 올려 랩을 씌운 후 냉동실에 30분 보관한다
10) 꺼내서 밀대로 살짝 밀어준 후 다시 한번 접어서 감싸준다.
11) 마지막으로 짓누르지 않고 살살 밀어 반죽을 펴준다.
12) 적당히 편 후 4등분으로 나누고 대각선으로 반을 갈라 8개의 직삼각형모양으로 자른다.
13) 크로와상 모양을 만든 후 말린 끝부분이 밑으로 가게끔 오븐 트레이에 올려 둔다.
14) 에그 워시를 바른 후 랩을 씌워 저온에 1차 발효를 해 준다. 반죽이 두 배 부풀어져야 한다.
15) 에그 워시를 두 번째 바른 후 실온에서 2차 발효를 한다.
16) 발효한 크로와상을 180도 20분 정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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