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haelo Jul 07. 2021

뚝섬유원지 윤슬 즐기기

한강 사진, 서울 산책



지난해 4월에 군자역으로 이사 왔다.

5호선과 7호선의 환승역이기 때문에 뚜벅이인 나에게는

서울을 헤집고 다니기에 최적의 입지 조건이다.


또 좋은게 있다. 한강과 아차산, 어린이대공원이 가깝다는 것.

그래서 작년 여름 비가 오지 않은 날은 대부분 밖에 나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런 맑은 날의 감성과 감상... 월세살이기 때문에 사실상 돈내고 즐기는 것이다.

감성이 부족한 내 통장을 보고 나면, 서울에 나고자란 사람이 부러워진다.


오늘의 사진은

집에서 건대를 지나 전철로 10분거리인 뚝섬 유원지.

날씨만 맑으면, 강물에 빛나는 윤슬을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맑은 날엔 그림자도 또렷하다. 그림자가 내 키보다 길어지고 나면

길가의 가로등, 현수막, 자전거,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와 이리저리 얽힌다.





을씨년스러운 겨울의 색도 노을에 노릇하게 구워지는 이 시간에는

다른 계절에 없는 제법 볼만한 색으로 변한다.


청담대교 아래로 지나가는 7호선도 꽤 볼만하다.





사진을 이리저리 다른 비율로 잘라보는게 재밌다.

예전에 어떤분이 나에게 그러더라.

동욱씨는 사진을 잘 찍는 것 보다도 크롭을 잘하는 것 같다고.


"원래 못 찍는데 잘 찍어보인다는 뜻 아니야!?"라고

부정적으로 생각 할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큰 칭찬이다.


크롭, 곧 '편집'.

잘라내어서 쓸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쁜것을 버리고, 좋은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재주다.

편집으로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러티브를 녹여낼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2월 달의 뚝섬유원지, 이 때 부터 슬슬 한강의 윤슬을 잘 담아보려고

이리저리 찾아보고 연습해봤다.


카메라 기능의 차이인지 내 머리의 차이인지,

더 실감나고 멋지게 담아내는 작가분들을 보면

두 손을 공손히 모아

조용히 하트를 누르게 된다...










21년 연초, 겨울엔 정말 한강을 자주 갔다.

아직 봄이 오기 전이라 볼 것도 적은데다가,

미술관이나 전시 같은 실내 활동도 쉬쉬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그때는 카메라에 담기는 색감도 아쉽고, 겨울이라 세상이 볼 품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여름에 다시 열어보니 그 계절만의 색감이 보이더라.


실컷 여름 사진을 찍고 나면, 겨울에 열어보는 여름 사진이 그립겠지?

망각하는 동물, 미련한 동물이라 행복하다,

뻔하게 돌아오는 계절을 그리워 할 수 있어서.



 

 

 

 

[네이버 블로그 '파엘로그래픽'에서 바탕화면용 사진을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uxshin




사진 찍은 날 2021. 02. 23.

글쓴 날 2021. 06. 02.

사용 기종 : SONY A6400 / SONY SELP18105G

copyright 2021. phaelo graphic.

작가의 이전글 퇴근길 동호대교 부터 성수대교 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