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
영하의 날씨에 나는 알제리에 있다. 내 눈과 코와 감각의 모든 것이 알제리에 향해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 책을 필사했다. 도통 읽어지지도 집중도 되지 않아서 무작정 처음부터 쓰기 시작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도 결혼 여름도 눈을 감아도 생생하게 묘사되는 그리스와 알제리의 풍경이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압생트 풀향기가 가득한 로마시대의 폐허가 지금은 돌덩이만 남아 아득한 시간의 흔적들만 남고 자연과 바다의 모든 현재만을 느끼게 해주는 해안가 도시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나를 온통 사로잡는 건, 자연과 바다의 거칠 것 없는 방종이다... 자연도 헤프게, 아낌없이 꽃을 피운다.. 나는 모든 편견에 맞서 진리를 실현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리라. 그 진리는 태양의 진리이고, 또한 내 죽음의 진리일 것이다. 어떤 의미로는 내가 지금 내거는 건 다른 아닌 내 삶이다. 뜨거운 돌맛 나는 삶, 바다의 숨결과 지금 울기 시작하는 매미들로 가득한 삶" 결혼 여름 중에서
이 문장을 써 내려가며 다시 한번 읽고 또 읽었다. 자연 앞에서는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내 생각 속에 갇혀버리면 단순한 미로에 갇혀버리는 듯, 그 안에서는 풀 수 없는 어떤 일들이 자연을 보며 한 발짝 떨어져 보면 모든 것이 수월해진다. 자연은 인간이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계속 살아서 어떤 이들의 눈에 마음에 들어가 많은 울림을 준다.
현재를 살아가는 삶,
오늘 불안하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으며 오롯이 현재 무엇을 했고 오늘 무엇을 할 건지가 더 중요해졌다.
미래를 생각하면 가끔은 너무 무섭기도 하다. 이룬 것도 없는데 이대로 내가 생각하는 삶이 올까. 내가 제일 무서운 건 지금처럼 머물러 있는 삶이었다.
아무런 계획도 실행도 없이 그저 머물러 있는 삶이 가장 무섭다, 그런 삶을 생각하면 매일이 조급해진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고 아무것도 안 하는 날에는 화가 나기도 하며, 해야 되는데 라는 무언의 생각들이 뇌를 지배한다.
불안은 때로는 나를 자극하고 발전하는 역할을 한다. 오늘도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워 필사를 하고, 브런치를 쓰고, 블로그를 쓰고 이것저것 하게 만든다. 현재의 삶, 알베르 까뮈가 말하는 로마제국의 식민지 알제리에 흔적이 돌덩이들이 내 마음에도 남아있다. 아직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큰 아이의 자퇴와 나 스스로 실패한 육아라고 생각했던 많은 날 들이 로마제국의 흔적처럼 내 마음에도 폐허로 남아있다.
상처 위에 압생트 풀처럼 가득 자연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제는 웃기도 하고 말 걸어주는 아이를 보며, 그때 많이 힘들었구나, 나만 힘들 준 알았는데 정작 힘든 건 본인이었다는 사실을, "도대체 왜 그러냐고 너는 나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묻기 전에, 많이 아프냐고, 많이 힘들었겠다고" 이야기해 줬어야 했다.
다 지나간다. 자연으로 덮어버린 흔적들, 지금은 향기가 나고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처럼, 그곳에서 웃고 있는 너를 보며 이제는 현재를 즐기고 싶다. 매일매일 쌓이는 하루, 더 이상 너의 학업이 내 자존심이 아니고, 존재자체도 아름다운 것임을 매일 스스로 다짐한다.
다만 아직도 학부모를 우연히 만나는 자리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 많은 길이 있고 어떤 삶도 대신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남의 삶과 바꾸고 싶지 않다.
"오늘 마침내 과거가 폐허를 떠났고, 이제 폐허는 주어진 만물의 중심으로 자신을 이끄는 이 심원한 힘 외에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의 폐허는 자연으로 인해 내면의 단단함으로 오직 나 자신이 이끄는 힘 외에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더 많이 성숙해짐을 느낀다. 오늘 하루만이 나를 완성하고 하루하루 쌓여가는 더 나다운 나를 만들어 가는 중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