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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봄봄 Dec 14. 2021

이제 엄마 차례야.

우리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우리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2020년 12월 31일 둘째 봄봄이가 태어났다.     

임신 30주 5일 만에 1602g으로 태어나버렸다.


봄봄이는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지고 있다 하였다. 주치의 선생님은 처음에는 눈 맞춤이 잘 안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눈 맞춤도 잘하고 이름을 부르면 반응도 잘되고 있다고 하였다. 콧줄로도 잘 먹어서 먹는 양도 늘리고 있다고 하였다. 신기할 정도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하였다. 또 금요일에 병동으로 올라간다고 하였다. 어머님이 이제 내일 목요일부터 흡인 교육과 콧줄로 먹이는 피딩 교육을 받으러 와야하는데 교육을 받으러 중환자실에 들어오려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내일 교육하러 오기 전에 검사를 받고 오라 하였다. 이제 병동으로 올라가면 어머님이 교육을 잘 받고 집으로 갈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퇴원이 결정될 것이라 하였다.  

              

4월 22일 목요일, 첫째를 등원시키고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다. 봄봄이를 낳을 때 병원에서 받았던 코로나 검사를 시작으로 8번째 검사이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검사가 되길 바라면서 검사를 받았다. 처음에 검사받을 때는 무섭고 긴장되었었는데 이제는 뭐 거침없었다.      

밉고 힘들었지만 또 고마웠던 곳

병원에 도착 후 소아중환자실 벨을 누르기 전에 소아중환자실 문 앞 사진을 찍었다. 이때까지는 정신도 없고 여기 앞에서는 울기 바빠서 사진 찍을 생각을 못 했는데... 왠지 이제 이곳이 추억(?)의 장소가 될 것 같아서 한 장 찍었다.     



오늘 받은 교육은 흡인 교육과 피딩 교육이었다.      

난 흡인(suction,석션)과 피딩을 해본 적이 없어서 교육 전담간호사님이 처음부터 하나하나 알려주셨다.      

     

1. 흡인 (suction)     

     

- 기도를 막고 있는 점액이나 다른 분비물을 기침으로 빼낼 수 없을 때 흡인을 시행한다. 특히 기관절개관을 가진 환자의 경우 주기적으로 흡인을 하여 기도를 열린 상태로 유지한다.      

- 준비물      

흡인기, 카테터, 생리식염수, 일회용 멸균 장갑 + 앰부백     

- 시행시기      

구토를 예방하기 위해 식사 전 또는 식사 1시간 후에 흡인을 시행하지만 부득이하게 식사 중에 시행할 경우 식사를 중지하고 자극되지 않도록 짧게 시행한다.      

- 방법      

① 먼저 봄봄이를 가볍게 세워서 등을 토닥토닥 두드린 뒤 상체를 30~40도 정도 세워놓는다.      

② 내 손을 깨끗이 씻거나 소독한다.     

③ 흡인기가 작동하도록 전원을 켠 뒤, 흡인 압을 봄봄이의 경우 80~100mmHg으로 조절한다.      

④생리식염수를 준비하고,  오염되지 않도록 카테터의 입구만 살짝 꺼내어 흡인기 연결관과 연결한다.      

⑤ 난 오른손 잡이므로 오른손에 멸균 장갑을 착용한다.      

⑥ 멸균장갑을 낀 오른손으로 카테터를 잡고 카테터 끝을 생리식염수에 담그고 왼손으로 카테터 압력 조절 부위를 눌렀다 떼면서 조금의 양의 생리식염수를 통과시켜 기능을 확인한다.     

⑦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카테터를 기관절개관 구멍 안으로 넣는다. 봄봄이가 기침을 하거나 저항이 느껴질 때까지 삽입한다. 이때 조절 구멍을 막고 압력이 가해진 상태로 삽입하면 안 된다.      

⑧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조절 구멍을 막고 오른손으로 카테터를 돌려가며 흡인을 한다.      

⑨ 한번에 10~15초 이내에 흡인을 하고 다시 흡인을 하려면 10~30초 간격을 두고, 총 시간은 3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⑩ 흡인이 끝나면 오염되지 않게 멸균 장갑을 벗으면서 카테터를 감싸 버리고 물품 정리 후 손을 씻는다.      

- 주의사항      

흡인을 하면서 봄봄이의 얼굴에 청색증이 오지 않는지 살피면서 산호포화도가 떨어지는지 산소포화도 모니터를 관찰하여야 하고 만약 이상 징후가 보이면 중단 후 앰부백으로 호흡을 도와주거나 산소를 제공해야 한다.               

흡인을 해보니 너무 힘들었다. 과정과 방법은 힘들지 않았지만 깊이까지 넣어야 한다는데 그때마다 봄봄이가 힘들어 보여서 처음에는 손이 떨리고 봄봄이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이 흡인은 봄봄이가 기관절개를 한 이상 꼭 필요하고 제대로 해줘야 봄봄이도 호흡이 편하기 때문에 마음 단단히 먹고 확실하게 익혀야 한다.      

     

2. 위관 영양     

     

-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을 때 입이나 코에서부터 위까지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주입하는 방법을 말한다. 입으로 삼키거나 호흡에 문제 있는 경우에 하게 된다.      

- 준비물      

주사기, 피딩 백, 피딩 튜브, 분유 및 젖병, 일회용 장갑     

- 방법     

① 먼저 손을 깨끗이 씻거나 소독을 한다.      

② 고정된 봄봄이의 콧줄 길이를 확인한다.      

③ 봄봄이를 30도 이상 머리를 올려준다.      

④ 위의 잔여량을 확인하기 위해 콧줄 위관 뚜껑을 열어 주사기로 천천히 당겨본다. 마지막 주입했던 분유 양의 5~10% 이내로 나오면 준비한 분유를 주입한다. 만약 양이 마지막 주입량의 반 이상 나오면 다시 위 내용물을 천천히 다시 넣어주고 한 시간 후에 다시 잔여량을 확인하여 주입한다.      

⑤ 주입할 분유를 젖병에 탄 뒤 피딩 백에 옮겨 담은 후 피딩 튜브를 꽂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잠그고 봄봄이의 콧줄 위관과 연결한다.      

⑥ 잠금 조절기를 풀고 중력에 의해 자연적으로 들어가게 하면서 조절기로 속도를 조절하여 천천히 주입되도록 한다.      

⑦ 주입이 끝나면 콧줄 위관이 막히지 않도록 2~5cc 정도의 물을 주사기로 천천히 주입한 후 콧줄 위관을 막는다.      

⑧ 주입 후 봄봄이를 트림을 시키고 30분 정도 상체를 높여준다.      

⑨ 사용한 물품을 깨끗이 씻어 둔다.      

- 주의사항      

피드 주입 전에는 먼저 흡인을 시행하도록 하고 위관 뚜껑을 열고 닫을 때는 항상 튜브 끝을 꺾어야 한다.      


봄봄이는 콧줄로 잘 먹어서 지금 맞고 있는 영양수액도 조만간 다 뺄 것이고 오늘부터 입으로 먹는 연습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원래 입으로 잘 먹던 아이어서 아마 퇴원 전에는 콧줄은 뺄 수 있을 거라 하였다.      

     

오늘 봄봄이는 자고 있었다. 담당 간호사님이 봄봄이 잘 웃는다고 엄청 귀엽다고 했었는데... 지금이 한창 눈맞춤하면서 웃기 시작할 때라 하였다. 엄마가 흡인을 하고 교육을 하는데도 잠에 취해서 정신없이 자는 바람에 웃는 모습은커녕 제대로 눈 떠있는 모습도 못 봤다. 오늘 예전에 잡아둔 첫째 치과 예약이 있어서 병원에서 시간 맞춰 출발해야 해서 기다릴 수도 없었다.      


내일 병동으로 올라가기 전에 한 번 더 교육하고 바로 병동으로 가는 것으로 하였다. 시간은 병동과 조율해서 내일 아침에 알려준다 하였다.      

내일 병원에 가면 또 언제 올지 모르니 오늘 하루 첫째에게 올인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놀아주고 이야기도 많이 하였다. 첫째를 생각해서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교육 잘 받아서 빨리 퇴원하겠다 마음 먹었다.      

     


4월 23일 금요일, 아침 일찍 어제 교육해 준 간호사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 어제저녁 이후 영양수액을 하나는 중단하고, 40cc 콧줄로 먹으면서, 5cc 정도씩 물만 입으로 잘 먹었습니다. 오전 11시 반 정도까지 오시면, 교육 한 번 더 하고 병동 가겠습니다 :)     

병동 갈 짐을 첫째 보는 데서 챙길 수가 없어서 첫째 등원시킨 후 부랴부랴 싸서 소아 중환자실로 갔다. 오늘은 봄봄이가 깨어있었다. 웃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엄마가 교육할 동안 눈을 말똥말똥 떠서 감시하고 있었다.      



알았어 엄마가 더 열심히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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