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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구슬 Jul 11. 2023

아기 수면의 진실

정신수양..멘탈붙잡기..

수면교육은 크게 "저녁에 스로 잠들기" "통잠자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아기 수면 관련 서적이 많은 걸 보면 육아 중 가장 힘든 게 수면교육이 아닐까 한다.

난 형제들이 많아서 조카들도 많은데 신기하게 조카들 중 수면으로 말썽을 피운 조카가 없다. 그래서 아기들은 저절로 잘 자는 줄만 알았었다. 허나 막상 아기 낳고 보니 아기 재우다가 스트레스로 멘탈이 나가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하고, 컨트롤이 안될 때 자괴감에 빠지는데, 이럴 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아기수면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부모들을 위해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고 깨달은 점,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알려진 수면교육방법에서 전제 조건(배불리 먹이기, 빨기 욕구충족(쪽쪽이), 햇볕을 많이 쐬고 신체활동 많이 하기, 수면의식) 중 배불리 먹이기, 빨기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모유수유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아 아기본능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모유수유 관점에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저녁에 평온하게 잠들게 하기 위해서는 수면과학 공부와 아기의 본능에 대한 이해를 통해 양육자가 스트레스 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


그리고 생후 4~6개월에 시작하는 통잠 재우기는 모유수유인 경우라면 접근을 달리 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통잠 재우기 위해 아기를 많이 울렸지만, 결국 포기하고 밤중수유를 택했다. 모유 전문가에 따르면 모유수유인 경우 유방트러블을 막기 위해서 밤중수유를 해야 한다고 하고, 아기도 모유가 분유에 해 포만감이 떨어져서 밤중에 배고픔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블로그에서 모유 밤중수유를 끊었더니 몸무게가 줄어서 다시 밤중수유를 시작하고는 정상 체증으로 돌아왔다는 글을 보고 나서 모유 밤중수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밤중수유도 1번 정도 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울 아가는 단유한 16개월까지 신생아처럼 2-3시간마다 젖을 달라고 울었다ㅠㅠ 그래서 젖이 모자라서 그런가 싶어 분유수유도 추가했는데, 그럼 젖이 불어 유축을 해야 해서 다시 완모로 돌아왔었다. 에 잠을 푹 자야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성장할 텐데 그러지 못하니 걱정스러웠지만 몸무게, 키는 정상적으로 잘 자랐다. 돌 때쯤 안 사실이지만 울 아가는 대식가였다. 모유수유할 때는 총얼마를 먹는지 지만 유아식을 시작하고는 어린이집이서 매일 두 그릇씩 먹는다고 하고, 어쩔 때는 3그릇도 먹는다고 했다. 집에서도 잘 먹어서 그냥 다른 아이들도 이 만큼 먹는 줄 알았는데, 울 아이 먹성이 유독 좋았던 것이다.  결론은 모유수유인 경우 밤중수유에 대해 관대해지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저녁이 평온하게 잠들게 하기"에 대해 설명하겠다. 먼저 수면과학을 알고 이것을 토대로 아기를 재워야 수면교육에 성공한다.

1. 아침에 일어나고 햇볕을 쐰 지 14~15시간이 지나야 세로토닌이 분비되어서 밤잠을 잘 수 있다. 만약 아기가 아침 6시에 일어났다면 저녁 8시~9시에 밤잠을 잘 수 있다.

2. 아기 개월수 별로 마지막 낮잠에서 일어난 시간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야 밤잠을 잘 수 있다. 아래 표에 니와 있듯이 6개월 아기라면 마지막 낮잠에서 일어난 시간이 오후 5시면 오후 8시 반에 밤잠을 잘 수 있다.


***21개월인 울 아가의 경우 그동안 아침 8시 반에 기상하고 어린이집에서 12시 반~2시 반까지 2시간 낮잠을 잤었는데, 낮잠에서 일어난 지 6시간 정도 지나는 저녁 8시쯤 되면 졸려하면서도 잠을 못 자고 칭얼대다 11시가 넘어서 밤잠을 잤다. 그 이유는 아침 기상 시간이 늦어 밤잠을 잘 수 있는 세로토닌이 분비가 안되어 그런 듯했다. 아침 8에는 일어나야 밤 9~10시에 잠들 수 있었다.


다음으로 아기본능 이해를 통해 양육자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아기본능은 빨기 욕구이다. 구강기 때 아기들은 빨기 욕구가 강한데, 잠들기 전 이 빨기 욕구가 극대화되고 빨기 욕구 해소가 안되면 잠투정이 심해지는 것 같다. 젖을 빠는 것은 생존본능으로 잠들기 전 배불리 먹으려는 본능에 의해 빨기 욕구가 강해져서 쉽게 할 수 있는 손을 빠는데, 이걸로는 해소가 안되 잠투정을 심하게 했다. 모유수유 아기라서 쪽쪽이를 물려줘도, 치발기를 물려줘도 소용이 없었다. 멘붕 그 자체가 된다.

결국, 하다 하다 육아전문가들이 하지 말라는 젖물잠으로 재우기를 반복했다. 스스로 자도록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러지 못했을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중에 깨달은 점은 "스스로" 자도록 하는 것에서 "평온하게" 자도록 하는 것으로 용어를 바꾸어 생각면 스트레스는 덜 받는다는 것이다. 육아전문가들은 양육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고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아기 기질에 따라 바닥에서 스스로 잠들게 만드는 것이 젖물잠이나 흔들어 재우는 것보다 더 힘들다면 젖물잠이나 흔들어 재우는 게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젖물잠은 돌 이후 단유하면 없어진다. 스스로 잠드는 아기를 만들기 위해서 아기를 많이 울리는 것 아기나 양육자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성공하면 좋은 것이고, 실패하더라도 자괴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아기본능을 존중해 주며 재우기(젖물, 흔들어 재우기 등)도 장점이 있다. 정서적 안정, 전정기관 자극으로 두뇌발달 등 이로운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수면교육 실패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수면교육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양육자스트레스 덜 받고, 아기는 평온하게 잘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다그 방법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아기본능은 분리불안이다. 보통 6개월가량부터 시작하여 18개월에 피크를 찍고, 36개월에 없어지게 된다. 분리불안은 분리수면 방해요소로, 분리수면을 일반적으로 하는 미국에서 아이기질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한국 전통 양육방식은 포대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밀착육아이다. 그래서 한 심리학자는 한국사람들이 부모에 대해 애잔한 감정을 갖는 이유가 이 밀착육아에 있다고 한다. 스킨십을 많이 하면 사회성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가 많아져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성이 좋아진다고 한다. 아기가 저녁에 평온하게 잠들기 위해서 충분히 스킨십해 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재울 때 스킨십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놀아줄 때 스킨십을 말하는 것이다. 아기는 배터리, 양육자는 충전기라고 생각하고 스킨십을 충전연결이라고 생각하면 아기는 낮에 애착관계 양육자의 스킨십을 통해 배터리를 가득 채워야 밤잠을 평온하게 잘 수 있다.

분리불안 시기 양육은 정말 힘들다. 말 그대로 껌딱지가 되기 때문에 양육자는 독립적인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눈에 안 보이면 울어대는 아기 때문에 도망쳐서 숨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때 아기의 울음소리를 "엄마를 괴롭힐 테야"가 아닌 "충전해 주세요"라고 해석하면 스트레스 안 받고 기꺼이 스킨십을 아낌없이 해주게 된다.

분리불안 시기는 정서발달에 중요한 시기이자, 지나가면 다시 안 오는 그리운 시기이기도 하다. 엄마 품이 제일인 귀여운 모습을 스킨십 듬뿍해주며 눈에 많이 담아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 번째 아기본능은 신체활동을 통한 에너지 분출욕구이다. 아기들은 끊임없이 움직여도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이다. 신체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기어 다니기 이전 아기들은 에너지분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괴롭고, 해소가 안되니 잠잘 때 빨기 욕구와 더불어 잠투정으로 표출하는 듯하다.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누워있을 때보다 양육이 더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난 반대로 잠투정이 줄어들어 오히려 편했다.

오은영박사가 한 예능프로에 나와서 활달한 성격의 아기는 잠자기 전 차분해지는 분위기가 싫어서 잠투정을 심하게 한다고 한다. 울 아가는 아주 외향적인 성격으로 오은영박사의 말을 듣고 나서 잠투정 대처에 힌트를 얻어 밤잠 재울 때 차분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청각, 시각자극을 주기 시작했다.

기어 다니기 전까지 활동적인 성향의 아기가 에너지분출 하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이런 성향의 아기의 잠투정을 대처하는 방법은 청각, 시각, 전정기관자극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퍼루, 쏘서, 목튜브 등으로 에너지분출 욕구를 조금이나마 해소시켜 주는 것다. 잔잔한 노래보다는 신나는 동요를 틀어주었고, 불빛을 쏘아 다양한 그림이 천장에 비치는 장난감이나 불빛 나는 장난감(강한 불빛을 자주 보여주면 자폐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을 보여주었다. 청각, 시각자극은 100%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살짝 도움을 주는 정도였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붕붕이(바퀴 달린 범보의자)를 태워서 전정기관자극으로 재우는 것과 젖물잠으로 빨기 욕구를 충족시키며 재우는 것이었다.

울 아기기준으로 아기 발달에 따른 잠투정 변화를 설명하자면,

-기어 다니기 이전 : 스스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여 신체활동에 제약이 있 에너지분출도 안되고, 빨기 욕구까지 강하여 잠투정이 심했다.

-기어 다니기, 걸음마 이후 :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활동 범위가 늘어나면서 잠투정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뛰어 나니는 시기 : 15개월부터 뛰어다니기 시작했는데 잠투정이 많이 완화되었다.

21개월인 울 아가는 여름에 바깥놀이 시간이 늘어나면서 햇볕을 많이 쐬고 신체활동으로 에너지분출을 많이 하니, 수면패턴이 정상으로 돌아와 '밤 11시 반~12시 취침-아침 8시 반 기상'에서 '밤 9시 반~10시 취침-아침 7시-7  기상'게 되었다. 물론 그네를 타야 잠이 드는 습관이 있어 스스로 잠드는 것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양육자 입장에선 천국이다.


지금까지 쓴 글을 보면 아기를 스트레스 없이 키운 것처럼 보이지만,  이 글은 시행착오 끝에 깨달은 바로, 수면교육과 관련하여 모든 것이 후회로 가득하다. 수면교육을 위하여 울렸던 울음들.. 잠 잘 타이밍이 아닌데 안 잔다고 화를 내고 죄책감에 휩싸였던 경험.. 너무 늦게 깨달은 아기수면의 진실을 다른 양육자분들이 알고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쓴다. 울 아가가 21개월이 되어서야 글을 쓰는 이유는 그동안 아기 재우면서 세웠던 수면 가설들 울 아가에게 적용하면 계속 예외가 생겼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 블로글 글을 쓰기 위해 가설들을 수 없이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다, 수면패턴이 정상으로 잡힌 21개월이 되어서야 이쯤이면 쓸만하다 생각이 들어 숙원사업 수행처럼 글을 썼다.  쓰다 보니 장문이 되어 버렸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일찍 일어나 햇볕을 쐬어 세로토닌을 생성시키고 신체활동으로 에너지를 분출하게 하자. 스킨십 담뿍 사랑을 많이 주고, 젖을 찾으면 젖물잠도 괜찮아, 발달과정에 따라 단유 하면 젖물잠 없어지거든. 활달한 기질의 아기들은 잠투정이 심해서 스스로 잠들기가 힘들 수 있어. 그럴 때는 울리면서 스스로 자도록 수면교육하더라도 잠투정만 심해질 수 있으 흔들어 재우는 방법도 나쁘지 않아.  일단 일찍 재워야 일찍 일어나고 또다시 일찍 잘 수 있으니까. 스스로 잠들게 하려고 오래 울리는 건 아기나 부모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 흔들어 재우면 전정관 자극으로 머리가 똑똑해지니 수면교육 실패했다고 속상해하지 말자. 그네 밀어주는 건 그렇게 힘도 안 들어. 일찍 일어나 에너지 분출했으니 일찍 잘 거야.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육아방법에 연연할 필요는 없어. 양육자와 아기에게 편한 방법이 정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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