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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니엄 Jan 24. 2022

[나들이] 과일 개별 포장, 꼭 필요해?

“단단한 아보카도나 레몬 하나에도 개별 비닐 포장이 필요한 걸까?"

안녕하세요. 에디터 오말리입니다.

“비교적 단단한 아보카도나 레몬 하나에도 개별 비닐 포장이 필요한 걸까?”


퇴근길 마트에서 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겨울 제철 과일로 자리매김한 딸기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작은 투명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있고, 대개 층층이 얇은 스티로폼이 깔려 있죠. 배나 사과 같은 과일들도 그물 모양의 스티로폼 포장재로 감싸 있습니다. 파프리카, 버섯, 대파 같은 채소들도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염화비닐(PVC) 포장재에 담겨 판매되고 있죠.


물론 대형마트와 농가 모두 나름의 반론이 있습니다. 소비자 편이·미관·위생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단 것이 주된 의견인데요. 또 재활용률을 높이고자 라벨이 없는 투명 플라스틱이나 재생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판매되는 예도 있다고 하죠. 허나, 이게 정말 최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해외는 어떤 상황일까요. 스페인의 경우 이르면 2023년부터 슈퍼마켓에서 과일·채소를 비닐로 포장하는 것을 금지할 계획인데요. 프랑스의 경우 이미 올해 1일부터 대다수 과일과 채소의 플라스픽 포장이 금지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오이, 레몬, 오렌지 등 30개 품목의 과일과 채소의 포장이 금지된 것인데요. 또 2026년까지 규제 대상이 아닌 과일과 채소 품목에 대해서도 플라스틱 포장을 넓힐 방침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정책을 통해 연간 10억 개 이상 소비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죠.


프랑스에서는 해당 정책이 시행된지 약 한 달 정도 지났는데요. 프랑스 신선과일채소거래업자협회(INTERFEL)나 플라스틱산업전문인조합(ELIPSO) 등 일부 업계는 해당 정책에 불만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이들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포장 금지 정책은 농축산물 수출을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다고 우려했는데요. 또한, 충분한 시범 기간을 거치지 않아 대체재 검증이나 포장재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죠. 물론 시민 상당수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당 정책이 당연하단 반응을 보이는 상황.


우리도 프랑스나 스페인과 같은 과감한 시도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국내에선 아직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는데요. 자료를 찾던 중 2010년 ‘과실포장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과일업계는 “과일 유통과정에서 이뤄지는 포장은 유통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며, 특히 필요 이상의 포장을 하고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라고 지적했는데요. 10여년 동안 크게 바뀐 것이 없기에, 정부와 생산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 ‘대안’이 무엇일지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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