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생각
하나님.
마음이 답답해요.
이게 소화가 안 되어서 더 답답한 건지 잘 모르겠는데,
좀 힘들어요.
생각할수록 속이 점점 조여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주로 입시라는 주제가 그렇게 저를 조여 오는 것 같아요.
한번 답답해지면 어떤 생각을 해도 숨이 편히 쉬어지지 않아요.
그러다가 오랜만에 유튜브에서 하나님을 생각하게 하는 설교를 들었는데,
아, 내가 정말 오랜만에 하나님을 생각했구나 싶었어요.
제가 하나님을 잊고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습관적으로 기도를 했지만 하나님을 생각하지는 않았나 봐요.
신기하게도 하나님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니까
마음이 조금 깨끗해지는 것 같았어요.
하나님은 신기한 분이에요.
생각할수록 맑아져요.
그만큼 하나님은 맑으신 분이신가 봐요.
하나님은 저의 마음의 찌꺼기를 쓸어내 주시는 것 같아요.
결국은 하나님이 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이 생기면 어김없이 하나님을 외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과 맞지 않을까 봐,
혹은 제 힘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주로 그런 이유인 것 같아요.
하나님, 이런 저를 보면 어떠신가요?
화가 나실까요, 지긋지긋해하실까요, 아니면 마음 아파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이런 저도 사랑하신다는 걸 알면서도
저는 한동안 하나님과 멀어진 뒤에는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져요.
죄책감 때문이에요.
마음이라는 게 정말 관리하기 힘든 것 같아요.
툭하면 가라앉고 쪼그라들고
잠시라도 신경 쓰지 않으면 어느새 안 좋은 생각에 휩쓸려 버려요.
마음에 부담을 많이 안고 사는 사람은
그 부담이 몸으로도 증상을 드러내요.
저는 왜 이런 성격인가요?
알아요. 이런 질문 쓸데없다는 거.
바꿀 수 없는 성격이고,
분명 장점도 있다는 거.
하지만 꼭 이런 시기가 오네요.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저의 성격이 참 싫은 때.
저 스스로 마음을 짓누르다 못해 그 무게를 감당하기도 힘들어지는 때.
하나님은 왜 사람에게 마음이란 걸 주셨나요?
왜 이렇게 마음대로 살 수도 있도록 자유를 주셨나요?
하나님 옆에만 있도록 붙잡아두시면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요.
하나님.
인생이 길고 피곤해요.
감사해야 하는데 그러기 힘들어요.
이런 기분도 오래가지는 않겠죠.
새로운 아침이 밝아오고 즐거운 일이 생기면
분명 금방 즐거운 기분이 될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게요.
사람은 오락가락하는 존재니까요.
갈대도 이렇게 약한 갈대가 없어요.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