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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정 Jul 19. 2022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감상평

우리의 친절한 이웃인 스파이더맨이 마블 시리즈로 이제야 돌아왔네.



01.

개인적으로 마블의 캐릭터 중 가장 암담하고 안타깝게 느꼈던 인물이 스파이더맨이었다. 다년간 꾸준하게 실패하면서도, 각설이처럼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블에 등장했을 때 기대도 되지 않았다.


마블에서는 스파이더맨을 어벤져스 시리즈에 합류 시킬 때, 아이언맨과 함께 등장시켰다. 마치 도장이라도 찍듯이 말이다. 그 등장에는 ‘이번 캐릭터는 마블에서 책임진다’는 의미가 포함됐을 것이다. 하지만 단독 시리즈물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언맨과 함께 등장한 스파이더맨은 온전히 '스파이더맨'이 될 수 없다. 실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마블 캐릭터의 도움 없이 이야기가 된 적이 없었고, 단독으로 진행된 점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은 늘 찜찜한 상태로 등장했다. 자신만의 스토리는 다년에 거쳐 인기 없이 소비된 상태이고, 어벤져스 시리즈 내에서 버텨주던 아이언맨은 죽었다. 그 와중에 어벤져스 내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는 전무한 상태라 봐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이 문제들의 시작에는 수많은 인물이 하나의 캐릭터를 겪게 되면서, 어느 하나 시리즈가 명확하게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정처 없이 떠돌던 거미 소년이 ‘마블의 스파이더 맨’이 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물론 가짜 아버지인 아이언맨을 대신할 닥터 스트레인지가 나오지만, 이는 아이언맨과는 다른 감정선이 형성되고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기에 아이언맨과 다른 맥락이다.)


나는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굉장히 재밌게 봤다.

평행세계라는 개념을 갖고 코믹북 시장을 점유해 가던 마블이 드디어, 영화라는 장르에 평행세계라는 개념을 등장시켰다는 것이 설렜다. (기존 어벤저스에서는 '평행세계'라는 개념보다는 저 멀리 우주의 인물과, 같은 지구 내 다른 인물들,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만 존재했다.)

그리고 하나의 캐릭터에 여러 주연을 갖다 붙이면서 몰락으로 향해가던 시리즈가, 이렇게 정리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영화를 봤다. 그리고 수년간 방치되듯, 스파이더맨을 거쳐간 인물들에 대한 예우가 이뤄져서 좋았다. 이 부분이 아마 이번 스파이더맨의 흥행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아마 '우리의 친절한 이웃'이었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앞으로 나올 영화가 더 기대가 될 것 같다. 이번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으로 버려졌다고 생각되던 이야기 끝의 마무리가 되고, 이제 자신을 안착시켜준 어벤저스의 테두리와 스파이더맨 시리즈 자체적으로 생산한 빌런들로부터 안녕을 고했다.


이제 정말 남은 것은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뿐이다. 어벤저스도 없고,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하면 느껴지는 해소되지 못한 찜찜함은 없다.


02.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벤져스 멤버인 피터 파커가 '우리의 친절한 이웃'으로 회귀하게 된 이유를 보여주는 영화다. 나는 이 영화가 정체성 탐구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는 기존 관객들이 알고 있던 시리즈로 돌아가려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명제는 어벤져스 멤버로서 스파이더맨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저 거미줄을 쏘게 된 소년이 아이언맨을 만나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피터 파커는 깨닫게 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흥미롭게 영화를 봤고, 기존 피커가 터 1,2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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