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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작가 Oct 07. 2023

EP7. 융프라우가 있는 나라

취업하고 간 유럽여행

많은 한국 사람들은 프랑스하면 파리를 생각하고, 스위스하면 융프라우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내 여행계획을 물어보았을 때,  바르셀로나에 간 다음에 스위스로 넘어간다고 대답을 하면, 사람들도 내가 스위스에 간다고 하면 융프라우를 간다고 이해를 하곤 했다.


솔직히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융프라우에 가보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취리히로 넘어가면서 바르셀로나를 그리워했지 융프라우에 대한 기대는  마음속에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인터라켄으로 가는 전철에서 스위스의 평화로움을 느꼈다. 기차 넘어 펼쳐진 자연이 이렇게 예쁜데 스위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이 일상인 것처럼 노트북을 하거나 핸드폰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가끔 느꼈던 치안에 대한 무서움이나 소매치기에 대한 염려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대중교통이 대략 하루에 한국돈 10만원인데 검표하는 직원이 한 번씩 돌아다니면서 티켓검사를 하는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숙소에서 보는 창문 넘어 풍경도 평화롭다. 그렇지만 산에 다니느라고 이 날밖에 보지 못했다는게 비하인드이다.


하지만 물가는 평화롭지 않았다. 이 사진에 보이는 마트에서 파는 음식들이 한국돈으로 1만원에서 2만원이나 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사람들도 물가 때문인지 아니면 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길가에서 빵 한 개를 먹으면서 걸어다니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스위스에서 저녁마다 한국에서 가져간 컵밥과 컵라면을 먹었는데, 비상용으로 가져온 한국음식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이렇게 생긴 스위스 음식이 한 끼에 45000원이고 빵 하나가 5천 원 정도인데 엄청나게 맛있는 느낌은 아니다. 매우 노말한 맛...

그래서 유럽여행한지도 일주일되어 한국음식도 땡겼고, 저녁마다 한국 컵밥과 컵라면을 먹는게 더 만족스러웠다.


시간이 살짝 남아서 인터라켄 근교인 베른에 들렸다. 시골 같은 느낌의 도시였다. 분위기도 살짝 동유럽 또는 독일 같은 느낌이다.

복잡하고 사람 많은 바르셀로나 곳곳 발 닿는대로 다니던 내게 이곳은 편안함을 선사했다. 스위스는 확실히 안전한 것 같다.


스위스의 또 다른 도시 루체른이다. 산에 가는 사람들에게는 루체른과 그린델발트가 거점이 되는 도시이다. 루체른에서는 리기산, 필라투스산, 슈탄저호른산 등을 갈 수 있으며 그린델발트에서는 융프라우,  쉴트호른, 피르스트, 뮤렌 등을 갈 수 있다.

인터라켄은 그 두 도시들을 1~2시간에 갈 수 있는 곳이다. 아참 이곳에선 기차 이동시간으로 1시간은 가까운 거리다.


루체른에서 리기산을 가려면 대략 페리 2시간에 산악열차 30분을 타야 한다. 처음엔 재미있고 멋있었는데 하루에 집-산을 왕복로 7시간씩 다니는 건 나중되니까 스위스 여행이 지니치는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풍경은 참 예쁘다. 특히 스위스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한 부분은 호수와 강물의 색깔이다. 저 하늘색 물이 스위스의 자연을 한국과 차별화시키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가파른 필라투스 산에 갔다. 필라투스 산은 스위스 교통권으로 못 가는 유(?)산이다. 78프랑, 한국돈으로는 10만원을 지불해야 필라투스 정상으로 가는 산악열차나 곤돌라를 탈 수가 있다.

올라갈 때에는 산악열차를 내려올 때는 곤돌라를 탔는데 산악열차는 경사가 무서워서 남자친구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스위스의 곤돌라는 시속이 100km가 넘는 만큼 무서운 구간이 존재한다.

필라투스 산은 작은 융프라우라는 이야기를 듣는 명산 중 하나라는데 구름이 너무 많아서 정상에 올라가니 구름 밖에 없어서 조금 서운했다..

올라가는 길에 본 필라투스는 돌산이고, 웅장했다.


이제는 융프라우로 향하는 길

융프라우는 올라가는 과정과 테마파크처럼 꾸며놓은 관광지가 재미있었다. 눈 덮인 이 산에서는 춥고, 스키장 같은 느낌이었다. 웅장한 산봉우리들에 눈이 쌓인 광경이 멋있기는 했다. 관광객이 갈 수 있는 융프라우는 위험해서 그런지 매우 제한되어 있고, 마음도 안 좋았어서 그런지 멋있는 광경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추워서 몰맀는데 해발고도가 엄청 높은 곳이라 다시 실내로 돌아와 보니 얼굴이 많이 타 있었다.

기후변화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놓았던데 원래는 이 눈보다 양이 많았을까?


융프라우에 올라서 먹은 컵라면은 한국 보다 건더기가 실해서 맛있었다. 융프라우에서 먹는 컵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융프라우에서 사진스팟 줄이 30분에서 1시간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너무 추웠어서인 이유도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왜 한국라면은 수출용과 한국 판매용을 차별하는걸까?


초록이 예뻤던 피르스트 산. 스위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산이다. 가장 푸르렀고 평화로워서 그런 것 같다. 다음에는 이 산에 트래킹을 하러 와보고 싶었다. 스위스에서 산을 죄다 산악열차와 곤돌라빨로 정상 찍고 사진 찍고 내려오기만 했다.


마지막으로 튠강에서 페리 타고 스위스산 와인을 한잔 했다. 강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밤이 되니까 추워서 페리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페리 안은 식당칸이라서 뭐라도 마셔야 할 분위기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와인이 너무너무 맛있어서 스위스와 튠강과 융프라우와 인터라켄이 좋아졌고 그 현재가 조금 더 기분이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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