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경
'숨바꼭질'이라는 누구나 아는 놀이로 '숨기 위해' 숨는 또는 '날 찾으라고' 숨는 (단순하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꼭꼭' 숨고 싶다가도 '머리카락은 보이게' 숨고 싶은 마음을 생각해 보게 한다. 내 존재를 들키지 않으려는 마음과 '깜깜한 곳으로 더 들어가기 전에 얼른 찾아 줘'라는 마지막 대목에서 들키지 않으면 더 외로운 마음이 읽힌다. 쉽게 읽히는 동시에서 우리의 쉽지 않은 내면이 읽힌다. 내가 동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런 데 있다. (독자를 무시하는 듯) 어려운 시에 대한 내 마음속 반발심이 이런 시를 만나면 따뜻하게 오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