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경 동시
1연부터 궁금증을 부른다. 누워 있던 그림자는 어떻게 일어섰지? 그림자와 하루 종일 마주 보게 되었으니 나무는 이제 심심하지 않겠다. 자신을 더 잘 볼 수 있겠다. 바람에 흔들리는 내가 꽤 괜찮아 보인다니,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나무가 멋지다. 해가 뜨는 내일을 기다리는 버릇이 생겼다니, 나무는 이제 의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거겠지. (끄덕끄덕) 그게 다 자기 앞에 높다란 벽이 생기고부터라고?(번쩍) 오ㅏ, 5연은 무조건 밑줄이다.
나무 앞을 전에 없던 벽이 가로 막는다면 답답하고 성장에 방해만 될 거라 생각하기 쉽다. 시인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겪는 시련이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이치를 나무와 그림자 이야기로 들려준다. 바람에 흔들리는 우리 모습도 괜찮다고, 괜찮은 거라고 얘기해 준다. 내 앞을 벽이 가로막을 때, 이제 벽을 핑계로 주저 앉지는 말아야지. 벽에 비치는 내 모습을 바라보고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내일을 응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