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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동시 뜰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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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달샘 Mar 22. 2024

시를 위한 패턴 연습

이안

나의 -> 삶이

    ↙

시가 -> 되도록    


      

물살을 데리고 가는

오리처럼 동동       


   

나의    삶이

↓   ↗  ↓

시가    되도록   


       

물살을 밀고 가는 

오리처럼 동동     








  한겨레 첫 동시쓰기반의 첫 강의 시간을 기억한다. 전국국어교사 모임에 참석하느라 공주 한옥마을에 숙박한 첫날, 저녁 식사를 서둘러 먹고 혼자 숙소로 돌아와 노트북을 켜고 두근두근. 네모난 칸막이 창에 흐르는 침묵 사이, 나직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김준현 선생님의 동시론. 자기소개는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사람이 쓴 시를 읽다보면 그 사람이 보이니까.      


  시를 읽는 마음에서 시를 쓰는 마음으로 건너가면서 내 안에 들어온 말과 감정을 곱씹어 볼 때가 종종 있다. 시 중에도 동시는 아주 작은 것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주 작은 것의 몸짓을 오래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어쩜 쓰기 위한 내 머릿속 생각에서 채 한 걸음도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식탁 위를 기어가는 개미와 바스락 떨어진 나뭇잎만 보려고 했지 정작 옆에 있는 내 아이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새학년이 되어 마음에 맞는 친구는 좀 있는지, 공부나 성적에 마음이 짓눌려 의기소침해 진 건 아닌지. 아침마다 지각한다고 큰소리치고, 저녁마다 휴대폰 본다고 잔소리하고. 그러고 시를 쓰고 싶다고 시를 쓴다고 책상 위에 앉아 있다. 내 안에서 좋은 시가 나올 것 같지 않다.      


  다시 한번 시를 쓰는 마음으로 돌아가 본다.      

  

  물살을 데리고 가는 오리처럼 동동

  물살을 밀고 가는 오리처럼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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