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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Oct 10. 2022

<죽비>

<죽비>                 김혜진


한낮에 쉬고 있는

싸리나무 빗자루가 깨어나

나무가 되고

나무가 일어나 갑자기 내게 말을 건다

이글거리는 오후에

나는 뭐라 답할지 몰라

겨우 입만 벌려 숨을 쉬자

바람 한 점 없는

칠월의 하늘 보며

잠시 쉬었다 가는 이 순간들이

평생을 견디게 하고

살아가게 하는 거라고

오만한 나의 삶에

찬물을 한 바가지 확 던져

삶을 풀어

정신 차려 깨게 하는

한대의 회초리로 덤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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