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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떨어지는 능소화>
김혜진
장마를 이겨내고
서늘한 바람이 스미어 올 때
흐드득 하고 꽃이 떨어진다
영광과 자랑을 뒤로한 채
여름날을 잊기로 약속한 듯
바람은 그네처럼 희미한 꽃대의 주름까지
아련하게 맺혀있는 그리움까지 흔들어 댄다
기쁨이던가
슬픔이던가
엄정한 낯빛으로 이울어지는 너
집착하지 않은 삶을 산 채
남김없이 떨어지고
대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영원히 계속될 순간의 정적에
미련 없이 스러진다.
지니의 브런치. 밥을 먹고 숨을 쉬듯 '삶'이 글이 되고, 그 '글'이 '함께 생각하며 공감과 소통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날마다 늘 새로운 푸르름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