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엄마의 사회생활 시작기 2
상담을 하는 동안 나는 당당했다. 더운 여름이라 집에서 입는 통 원피스에 얼굴이 타지 않게 모자를 눌러쓰고 슬리퍼를 찍찍 끌고 갔다(이런 패션도 여기서 끝).
감독님 왈
" 야구는 10번 중에 3번만 잘해도 성공하는 운동입니다. 이런 운동이 없습니다. 재능이 없으면 이런 소리도 안 합니다. 한번 시켜 보시죠."
재능? 아 그럼 우리 아들이 재능이 있다는 건가?
어떤 재능인지 좀 자세히 물어볼걸.. 이제야 야구에 어떤 재능이 필요하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고 있다.
"그럼 저는 한 일주일에 3번 정도 시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파워 당당한 목소리... 이 목소리가 기어들어갈 줄이야....)
" 일주일에 3번은 선수반 밖에 없습니다. 안 그러면 주 1회 토요일에 취미만으로 등록하셔야 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육성반이 있었고 육성반은 일주일에 3번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그 말인즉슨 자고로 영업기술(?)에 당했다는 사실.)
여전히 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른 채 당당했다.
" 그런데 저는 일을 해서요, 아이가 혼자 여기까지 못 오는데 여기 지원 차량은 없나요?(혼자 착각 중이다. 학원인 줄 알고 간 티가 팍팍 난다.)"
" 아, 제가 픽업하겠습니다"
" 감독님이 직접이요? 다행이다 잘됐네요.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선수반 등록하겠습니다."
옆에서 남편이 미지근했지만 뭐 아들이 집돌이로 그렇게 있는 것보다 나았으니까. 3학년이 되어 돌봄도 하지 못해 방학 내내 집에 있는 아들보다 나았으니까 그렇게 결정했다.
그렇게 더운 여름, 아들의 야구 입문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나는 팔자에도 없는 운동선수 엄마를 시작하게 되었다.
참고로 어린아이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첫 번째 엘리트 야구로 초등학교 야구부에 입단하는 것
두 번째 리틀야구연맹에 소소된 리틀야구단에 입단하는 것
세 번째 유소년연맹에 가입된 유소년 야구단으로 입단하는 것
네 번째 이건 아들의 경험인데 야구를 좋아하는 아빠들끼리 만든 야구단에서 아빠와 야구를 할 수 있다.
엘리트야구는 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야구부이다. 그래서 취미반으로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야구의 경우 야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을 위해 선수로 키워내는 목적이며 보통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입학한다.
아들이 입단한 리틀 야구와 엘리트 야구의 가장 큰 차이는 중학교 입단 시 나타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리틀야구의 경우 미국의 학기를 따라가기 때문에 중학교를 입학하더라도 중학교 1학년 까지는 리틀야구단 소속이 되며 훈련 시합 또한 리틀 야구단에서 해야 한다. 물론 입학하는 중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큰 대회 같은 경우는 중학교 아이들도 참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보통 초등엘리트 선수들의 경우에는 중학교 1학년 때는 시합을 나가기가 어려우나 리틀 출신의 아이들은 경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리틀의 장점이라고 한다만....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다. 또한 리틀은 개인 사업장이기도 하기에 취미반 육성반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소년야구단은 유소년 야구연맹에 가입된 곳으로 보통 아이들이 즐겁게 취미로 운동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엘리트나 리틀처럼 많은 운동량이 없을뿐더러 즐겁게 운동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결국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리틀 야구 선수반으로 입단시킨 꼴이다.
(내 발등을 찍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