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신 시가지, 탁심
우리 학교가 위치한 이스탄불의 Sariyer 지역은 작은 어촌마을과 같다.
그래서 주변에 정말 아~~무 것도 없다.
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를 나가면 Sariyer의 시내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그나마도 대한민국의 작은 시골마을을 떠올리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가지예테프 지역의 강진으로 현재 사망자가 20,000명이 넘어가고 있고 개강도 일주일 밀렸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에 모두가 애도하며 슬픔을 나누고 있지만 기숙사에서 의미없는 시간을 보낼 수만은 없었다.
이번 학기 Koc University의 한국인 학생은 총 4명이고, 지난 학기부터 있던 분은 이카멧 연장 문제로 바빠 우리 3명만 이스탄불의 신 시가지인 탁심광장으로 향했다.
12시경, 학교를 떠나 약 한 시간 거리를 달려 탁심광장에 도착한 우리는 마치 신문명을 만난 원숭이 마냥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래봬도 한국에서 서울, 인천, 부산이라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인데 그동안 Sariyer 지역에 너무 익숙해지듯 했다.
탁심 광장에 도착한 우리는 천상의 맛이라는 카이막을 접하기 위해 Karakoy 식당에 들어갔고 카이막 3개와 메네멘 하나를 시켰다.
이미, 우리보다 먼저 와 카이막을 먹고 계사하던 한국 일행이 카이막 양이 적어 1인 1카이막을 먹어야 한다고 말해서였다.
이후, 우리가 다 먹어갈 때쯤 다른 한국일행이 들어온 걸 보면 한국인에게도 현지인에게도 꽤 유명한 맛집인듯 했다.
사장님이 카이막에 꿀을 뿌리며 친구,친구를 외치면 말 다했지...(소고?도 있어서 쳐주시더라...ㅋㅋ)
카이막의 맛은 대성공!이었다. 가히 천상의 맛이라고 할 만했고, 우리 모두 바닦까지 싹싹 긁어 먹었다.
메네멘은 알던 맛보다 싱거웠으나 여기 음식들 진짜 짜다... 싱겁게 주고 소금 뿌려 먹는 게 훨씬 낫다.
카이막을 먹고, 다음으로 고등어 케밥을 먹으로 갔다.
중간 중간 포토스팟에서 사진도 찍어가며 이동하는데 도저히 맛집의 위치를 찾을 수 없어 다리를 왕복 하고도 계속 돌아다녔다.
슈퍼 마리오라는데 슈퍼 마리오는 많았고 결국, 진짜 슈퍼 마리오를 찾아 고등어 케밥을 먹을 수 있었다.
익숙한 고등어 맛과 소스의 맛도 굴소스인가(?) 뭔가 익숙한데 고등어는 담백하고 소스는 자극적이어서 밸런스가 맞았다.
다만, 먹다가 내 손에 소스가 흘러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비린내가 남아있다...ㅠㅠ
중간중간 쇼핑을 했지만, 사실 나는 옷에 돈을 진짜 안 쓰는 편이고, 이스탄불에 오기 전 한바탕 쇼핑을 한 뒤라 옷가게 구경만 했다.
이스탄불의 명동이라더니 사실이었다. 옷가게가 정말 크고 많으며, 가끔은 서울을 능가하는 듯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어느 한 커피집이었다.
호객행위를 뿌리치면 다닌 우리였는데 이 집은 커피집이란 말에 홀린듯 들어갔다.
왜냐, 커피집을 찾고 있었기 때문!
우리는 이 집을 의심하고 빠르게 도망쳐야 했다.
주문을 받고, 가격을 알려달란 우리의 말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못들은 척 했다.
우리는 "이거 통수 맞을 것 같은데?"하면서도 더이상 어필을 하지 않았다.
사실, 적정선과 물가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해봤자 15000원 정도?나올 줄 알았지...
나는 전통커피를 시키고 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가격은 350리라...
아아가 9000원 이더라...
우리는 믿을 수 없어 이 가격 용납 못한다 하니 이제야 메뉴판을 보여주더라ㅋㅋ
가격은 아아 130리라, 전통커피 90리라로 250리라가 맞았고 우리는 결제를 하고 나왔다.
호갱 당하지 말자는 교훈을 24000원 정도에 얻을 수 있는 것 좋았으나, 이 가격은 우리가 마지막에 먹은 쾨프테의 가격과 맞먹는 정말 비싼 가격이었다.
호갱 당했다는 분노에 씩씩 거리며 배를 채우기 위해 탄투니 집에 갔다.
튀르키예 사람들 주식이 고기라더니 고기 진짜 많이 먹는다.
빵과 고기만 주어주면 정말 뭔 일이든 해낼 것 같다.
탄투니는 케밥과 비슷했는데 좀 더 느끼했다.
또띠아(?)를 기름에 한 번 데치듯이 튀겨내서 그런지 느끼했고 그래서 레몬을 같이 뿌려먹으로 주고 고추도 줬다. 여기 사람들 이 작은 고추도 진짜 좋아한다.
이번 여행 테마는 어쩌다 보니 먹여행이 되어 다은 목적지는 쾨프테 맛집이었다.
사실, 이때 난 이미 배가 많이 차있었는데 이 집은 진짜 짰다.
와, 이 글을 쓰고 다시 떠올려봐도 입이 짜질정도로 진짜 짰다...
쾨프테는 바게트 빵 위에 고기를 얹어 먹는다.
배가 불러 고기만 먹고 싶어도 너무 짜서 그럴 수가 없었다.
고기를 먹고 빵을 마구마구 흡입하다 보니 배가 너무나도 불러왔고 결국 고기를 남겼다.
방금까지도 소화제를 먹어야 하나 했는데 먹은지 6시간 정도 지나니 좀 괜찮아졌다.
마지막 먹 여행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중간중간 심카드를 사려고 돌아다녔는데 이 나라에 오면 흥정도 조금은 필요한 것 같다.
일단 심카드도 파는 곳이 진짜 많고 지점마다 가격도 다양하다.
오늘 살 수가 없는 상태여서 가격만 알아 봤는데 우리가 나갈 때 잡는 곳은 없었지만 딱 한 곳, 가격을 조금 내려주었고 이 곳이 가장 쌌다. 다음에 사러 와야지.
개강도 밀리고 할 일이 너무 없다.
나라 분위기도 많이 처져 있어서 막 신나게 웃고 떠들기도 뭐하다.
뉴스만 틀면 지진 이야기가 나오고 매일이 아비규환이다.
그래도 한국인 구조대들도 활약하고 있다고 들었다.
무도가 힘을 합쳐 다시 이 땅에 웃음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오늘의 일기 끝!
매주 일요일에 일주일 정리글을 적고 그걸 에피소드로 삼을 생각이다.
이번주는 원래 오티 내용으로만 채워졌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다른 글이 생기겠네.
뭐 이런 것도 교환학생, 아니 인생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첫 시내 탐방은 이것으로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