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인생이 다 그런 것 아닐까
2022. 2. 5 브뤼셀
2022. 5. 26 겐트
내가 머물렀던 네덜란드 틸버그에서 기차로 두 시간이면 국경을 넘어 벨기에에 도착한다. 그 덕에 브뤼셀과 겐트, 두 도시에 모두 당일치기로 발을 들였다. S와 방문한 브뤼셀에서는 외국이라는 사실보다 ‘활기차고 번화한 도시’라는 사실 때문에 종일 가슴이 설레었다. 거리두기 방침을 4단계까지 올려 밖에서 음식조차 먹을 수 없던 우리나라와 확연히 비교되는 모습이었으니까. 무려 2년만에 마주한 왁자지껄한 광장은 그 자체로 갈증의 해소였으며 볼거리였다.
구글 맵 별점이 높은 한 와플 가게에 들어가 딸기와 초콜릿 시럽이 올라간 화려한 와플을 먹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꽂힌 건 걷다가 들어간 이름 모를 가게에서, 그것도 한 개를 둘이서 반으로 쪼개 먹은 기본 와플이었다. (심지어 사진도 없다!) 어쩌면 인생이 다 그런 것 아닐까.
해가 진 뒤에도 와플 트럭을 찾아서 시린 손을 내놓고 깔깔거리며 거리를 헤맸다. 아직도 종종 S와 그 이야기를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