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재의 나”일 것!
✍️ ”사실 원래는 한국어로만 준비했는데, 저도 영어로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
1) 벌써 3년이나 지난 이야기지만, 지금 회사에 들어갈 때 총 3번의 면접을 봤다. 3차 면접은 매우 특이했는데, 호텔 홀을 빌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됐다. 사장님을 포함한 임원진, 인사팀과 후보자들을 합치면 50명이 넘는 인원이었다. 개인 발표로 자기 PR을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점심까지 함께 먹으며 모든 시간이 평가 대상이 됐다.
2차 면접을 같이 봤던 후보자 중 한 분이 개인 발표를 영어로 했고 큰 호응을 받았다. 당연히 3차는 한국어로 해야 하는 줄 알고 (1차가 영어였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리 암기한 한글 대본대로 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차례에 마이크를 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쭉 영어로 즉흥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아무리 대학생 때 발표를 질리도록 했어도, 이 순간만큼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나중에 합격하고 동기에게 들으니, 그 당시 떨리던 내 목소리를 듣고 준비 안 했다는 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청중들이 내용을 떠나 진정성을 느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그 도전정신 하나만 보고, 관련 적은 분야의 파편적인 스펙들로 가득한 이력서를 가진 나를 뽑아준 것 같다.
2) 다양한 경험으로 용기 있는 사람이 됐냐고 물어본다면, 솔직히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실에 지쳐 이런 순간들을 까맣게 잊고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정리하려고 들어갔던 구글 드라이브와 아이클라우드에서, 과거에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던 내 모습을 이제야 발견했다.
3) 20대 후반이 되며, 예전의 철없던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많아졌다. 한 순간에 일어난 사고, 점점 늘어나는 경조사, 영원할 줄만 알았던 것들을 지켜낼 수 없었다는 무력감까지.
물론, 현재에 만족하며 행복해하는 편이지만, 앞으로 닥칠 더 큰 어려움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강해져야하지 않을까? 1년 반 뒤, 내 20대 청춘은 이렇게나 멋지고 찬란했다고 회고하며,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생각 기록 다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