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님을 알게 된 것은 2020년 10월 경이었다. 은찬이가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다. 다시 시력이 돌아올 수 있을지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인 나는 최악의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맹학교까지 알아보았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맹학교는 어두컴컴한 모습이었다. 깜깜한 교실에 우울한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 점자책을 읽을 내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면 눈물부터 쏟아졌다. 그때 보게 된 '원샷한솔' 유튜브채널은 나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그는 당당히 버스를 타고 식당에도 가고 친구들과 커피숍에도 갔다. 그가 밝게 웃으며 알려주는 시각장애인들의 에피소드를 보며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어도 저렇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구나. 시각장애인들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미래를 꿈꾸며 밝게 살아갈 수 있구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의 책을 읽으며... 자꾸만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느라 여러 번 책을 덮었다. 내 코가 석자라 남의 사연에 웬만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는 무감각한 사람이 되었지만 한솔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꾸만 내 아이가 떠올랐다. 욕심도 많고 무언가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어려운 과정들을 특유의 밝음으로 넘기며 이겨내는 모습, 불합리한 것은 기필코 바로잡겠다는 굳은 모습까지. 많은 부분 은찬이와 닮아 있었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이 책을 볼 누군가를 위해 썼을 비뚤 한 글귀를 보며 가슴이 요동쳤다. 마지막 입원 전 은찬이가 웃으며 썼던 비뚤 한 글씨와 너무나 비슷했다.
가끔... '은찬이가 잘 자랐다면 저런 모습 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은찬이도 눈이 안 보이고 휠체어를 탔더라도 김한솔 님처럼 밝고 곧게 자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