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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y Aug 16. 2023

영어 이름을 사용하면 수평적인 조직이 될까요?

호칭의 힘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조직 및 집단 내에서 호칭 확립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미국에서 엄마('mom')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전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인에게 듣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처음 접한 순간 이게 무슨 말이지? 당혹스러운 나의 표정은 감출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지인은 그 배경에 대하여 차곡차곡 설명을 해주었다. '모던 패밀리'이라는 미드를 보면, 동성부부가 아이를 입양하여 키우는 가정에 대하여 인권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엄마를 여성으로 한정하여 생각하지 않도록 여성을 엄마라고 부르면 안 되게 '젠더인정법'이 국회에 미국 뉴욕주에서 2021년 상반기에 통과가 되었다. 이에 엄마, 아빠가 아닌 부모라고 명기하고 호칭을 불러줘야 한다.


 과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단어나 호칭 등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시대로 변화의 물결이 생성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조직 및 기업 내에 사용하는 호칭 확립에 매우 중요하다. 각 조직 및 기업의 업종과 특성에 따라서 다양하게 호칭이 운영되고 있다. 조직문화는 정답이 없는 것처럼 호칭에도 정답은 없다. 다만 호칭은 조직문화의 방향성과 얼라인(align)을 필수불가결의 요소인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군대의 경우 조직문화의 상하복종이라는 방향성이 있다. 이러한 조직문화의 방향성 속에서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어보자며, '이름 + 님'으로 변경하였다고 생각해 보자, 기존에 '직책+님'의 호칭 또는 '이름+계급+님' 호칭에서 '이름+님'으로 호칭이 변경되면 위계질서가 무너지는 동시에 상하복종이라는 방향성도 잃게 된다. 이등병이 대대장에게 대대장님이 아닌 홍길동님 이라고 부르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군대의 환경을 모르는 분을 위하여 다른 예시로 교실에서 학생이 선생님에게 '선생님'이 아닌 '김말자님'이라고 부르는 형태인 것이다. 이러한 날이 오면, 개인적으로는 교권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호칭은 일상적인 부분이다. 가장 강력한 힘의 요소인 지속, 반복, 노출 3박자를 모두 구비한 장치인 것이다. 다시 말해 호칭은 노출 및 사용 농도가 매우 높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처럼 매우 강력한 조직문화를 견인하는 필수요건인 것이다. 일상적인 부분에 사용된다는 것은 티끌 모아 태산이 되는 것처럼, 평소에 복식호흡을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의 칼로리 소모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처럼 호칭 확립은 별 볼이 없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매우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호칭을 변경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배경에 대하여 설명과 의도를 잘 전달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조직의 방향성은 이러한 부분이므로 이에 이러한 호칭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가 없으면 따로국밥의 제도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친구 따라 강남 가는 행위 또는 중심 없이 트렌드만 따라가는 꼴이 되는 것이다. 


 끝으로, 제목으로 '영어 이름을 사용하면 수평적인 조직이 될까요?'라는 질문을 실제로 구성원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나의 답변은 명료했다. '영어이름을 사용한다고 수평적인 조직은 안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이유는 수평적인 조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라며 답변을 하였다.


 여러분들의 조직에는 호칭에 어떠한 방향성과 의미가 담겨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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