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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디움파트너스 Aug 25. 2021

브랜드에도 금수저가 있다?

Ch3-1. 브랜드가 금수저로 성장하는 방법



‘금수저’부터 ‘근수저’까지, 요즘은 너도 나도 타고난 ‘수저’를 따지는 세상이다. ‘수저’는 본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복한 경제적 배경을 뜻했는데, 요즘은 ‘근수저’처럼 타고난 신체능력을 일컫기도 한다. 돈이 됐든 근육이 됐든, ‘수저’란 어쨌든 가계로부터 물려받아 내게 탄탄한 배경이 되어주는 것이다. 수저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유산Heritage’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브랜드에도 ‘수저’가 있을까?


답을 먼저 말하자면, ‘있다’.



우리 회사에 브랜딩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 중에는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를 다수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이들 손에서 탄생하는 브랜드들은 이미 대중의 신뢰를 얻은 기업의 보증 하에 시장에 첫 선을 보이게 되니, 브랜드 입장에서는 금수저를 물고 출발하는 것과 같겠다. 이 브랜드가 기업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무럭무럭 성장해 탄탄한 충성고객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하위브랜드들 역시 모브랜드의 탄탄한 인지도를 물려받은 금수저가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결국 금수저가 금수저를 낳으니, 인간이나 브랜드나 생이 참 불공평한 것도 같다. 하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듯,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금수저라 함은 물려받은 유산이 있다는 것인데, 이 유산을 지켜가는 데는 당연히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와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유지해오며 K-뷰티를 선도하고 있는 금수저 브랜드의 유산 형성과정(!)을 한 번 들여다보자.




창업주의 어머니가 집에서 손수 동백기름을 만들어 판매한 것이 이 기업의 시초가 되었다고 하니, 이 브랜드가 처음부터 금수저였던 것은 아니다. 



때는 1930년대, 여성들은 길게 기른 머리에 가운데 가르마를 곱게 갈라 땋은 뒤 동백기름을 발라 윤기 나고 단정해 보이도록 했다. 동백기름이 당시 여성들에겐 화장품이나 마찬가지였던 셈. 아름다운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품질 좋은 동백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처음에는 가내수공업으로 출발한 이 브랜드는 원료의 품질이 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는 것을 꿰뚫어 보고 남부 해안을 오가는 보부상들로부터 질 좋은 동백나무 열매를 구입하여 엄격하게 원료를 선정했다. 엄선한 동백열매는 곱게 빻고, 기름틀에 넣어 압착한 뒤, 추출한 기름을 마지막으로 고운 베에 거르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동백기름 화장품으로 완성되었다.



엄선한 원료에 정성과 기술을 더한 동백기름은 입소문을 타며 불티 나게 팔려나갔고, 가내수공업에 불과했던 동백기름의 제조와 판매는 개성에 정식으로 상점을 열고 스킨과 크림 등까지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화장품 제조업으로 이어졌다.



동백기름을 바른 머리는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이자 한국의 향장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 바로 여기에서 ‘아시아의 아름다움Asian Beauty’라는 이 브랜드의 ‘근간’이 태동하였는데...



이 브랜드는 바로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이다.



1951년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은 남성용 헤어제품인 ‘ABC포마드’를 출시한다. 1966년에는 우리 한방약재인 인삼을 원료로 한 ‘ABC인삼크림’도 첫 선을 보인다. 알파벳 첫 세 글자를 딴 ABC란 아마도 최고의 원료와 기술로 최상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SPIRIT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이후 태평양은 아모레퍼시픽으로 사명을 변경하였고, 스스로를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 -일명 ABC’로 명명하면서 본격적으로 ABC SPIRIT을 표명한다.



‘아시아의 아름다움’이라는 브랜드의 근간과 ABC SPIRIT을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며, 현대적으로 새로이 창조하고, 세계로 널리 퍼트리며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부단히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며 영역을 확장해왔고, 그 결과, 중국 및 서구에서 처음 한국화장품의 붐이 일기 시작했을 때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여 K-뷰티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였다.





동백기름에서 시작하여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근간으로 한 ABC SPIRIT으로 뚝심 있게 브랜드를 성장시켜온 아모레퍼시픽은 하나의 브랜드가 유산Brand Heritage를 쌓아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금수저지만, 지난 역사를 세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금테를 두른 금수저보다는, 타고난 근육을 부지런히 갈고닦아온 근수저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도 같다.




근수저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근이 튼튼해야 하는 법! ’아모레퍼시픽은 동백기름에서 태동한 ‘아시아의 아름다움’이라는 자신들의 근간을 잊지 않았고, 스스로를 ‘ABC’-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 명명하며 ‘근’을 튼튼히 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부단히 근을 단련하며 노력한 결과, 뿌리 속에 잠재되어있던 이들의 역량은 화려하게 만개하였고, 뚝심의 근수저는 오늘날 산하에 42개 브랜드를 거느린 자타공인 금수저로 발돋움했다.






ABC SPIRIT이라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근수저에서 금수저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아모레퍼시픽, 그 화려한 금수저를 이어받은 42개의 브랜드들 중에서도 우리 회사와 특별히 인연이 깊은 두 개의 브랜드가 있었으니...






세세히 들여다보면 더 재미있는 금수저 브랜드들의 이야기가 다음 연재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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