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4-1. 잘 나가는 브랜드라면 ‘슬로건’ 하나씩은 다 있잖아요
버벌브랜딩팀에서는 ‘슬로건’을 만든다. 혹자는 <BTS BUTTER LOVE> 이런 걸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 글을 쓰고 있는 RA는 십여 년 전쯤 ‘회사에서 슬로건을 만든다’고 말했다가 ‘그럼 나도 콘서트에 가져갈 슬로건 좀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
가수 팬들이 공연장에 들고 다니는 짧은 구호를 적은 종이나 천을 ‘슬로건’이라고 부른다. 브랜드의 슬로건도 같은 단어를 쓴다. 슬로건은 스코틀랜드에서 위급 시 집합신호로 외치는 소리인 ‘sluagh-ghairm’에서 파생된 용어로 정치, 광고, 심지어 덕질에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슬로건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을 이해하기 쉽도록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슬로건은 대부분 구호나 짧은 문장 형태로 쓰인다. ‘브랜드 슬로건’이라고 말하면 감이 잘 안 올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 슬로건은 아주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우리는 모두 이 다음에 따라올 말을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몬스침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인 침대제조업체 시몬스의 이 메가히트 슬로건은 성공적인 브랜드 슬로건의 예시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다. 이 슬로건은 한 번만 들어도 뇌리에 콕 박히며, 시몬스 침대의 강점을 명확하게 설명해내고 있다.
‘Just do it’
위의 슬로건 역시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는 이 슬로건을 3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데, 낡거나 구태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이 슬로건은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붙인다. ‘Just Do it’을 속삭이는 광고를 보고 나면 지금 당장 나가서 한바탕 뜀박질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과연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될 때, ‘Just do it’을 외치며 마음을 다잡아본 적이 있지는 않은가?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슬로건은 나이키의 사업영역인 스포츠에도 찰떡같이 어울리지만, 우리의 일상 전반에 폭넓게 영감을 주기에 오랫동안 변치 않고 사랑 받고 있다. 이 정도면 슬로건을 넘어서서 ‘현대 격언’이 아닐까?
나이키라는 브랜드네임은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NIKE를 미국식으로 발음한 것인데,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은 승리의 여신을 의미하는 브랜드네임과도 찰떡궁합이라고 하겠다.
‘Impossible is nothing’
함께 언급하지 않으면 서러울 아디다스의 슬로건이다. ‘불가능은 없다’ – 혹은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로 번역된다 - 는 이 슬로건 역시 스포츠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특히 올림픽 같은 전지구적 이벤트가 열릴 때 아디다스는 광고활동에 더욱 부지런해지는데, 단 한 번의 경기를 위해 긴 시간 피땀 흘려 노력한 선수들의 모습과 함께 ‘불가능은 없다’는 슬로건을 보게 되면? 일명 ‘뽕’이 차오르며 우리의 가슴은 더욱 뭉클해진다.
슬로건은 브랜드의 핵심철학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며, 동시에 소비자들의 마음에 불을 붙인다. 슬로건은 브랜드네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슬로건이 애초에 ‘대중을 선동하는 구호’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브랜드라면 모두 하나씩 가지고 있는 슬로건,
그렇다면 슬로건은 언제 만들어야 하는가?
‘잘 가, 또 만나’라는 뜻을 담고 있어 더욱 친근한 편의점 CU의 옛 이름을 혹시 기억하시는 분!?
CU의 대변신과 슬로건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