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2-1.‘브랜딩회사’를지인들에게 쉽게 소개하는 법 1
첫 회에서 ‘브랜딩회사’를 알기 쉽게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꿀팁’을 하나 공개한 바 있다. 그것은 바로, ‘잘 알려진 브랜드를 이야기하면 된다’는 것!
이렇게 말하면 ‘브랜딩’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우리 회사에서 하는 일을 우리 회사의 대표적 성과를 통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H&B 스토어의 대명사가 된 올리브영이지만, 처음 올리브영이 등장하던 때만 해도 H&B라는 매장 형태는 소비자들에게 매우 생소한 것이었다.
1990년대 후반, CJ는 약국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소형마트가 결합된 형태의 ‘드럭스토어Drug Store’의 런칭을 기획하고 있었다. 드럭스토어는 한국과는 의료체계가 다른 미국에서는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를 그대로 국내에 도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CJ는 다른 해외사례들을 살펴보았고, 약국에서 화장품을 취급하고 있는 다수의 사례들을 참고해 한국형 Health & Beauty 스토어를 기획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 소디움파트너스 버벌브랜딩 팀은 CJ로부터 최초의 ‘한국형 H&B 스토어’의 브랜드네임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었는데...!!!
당시 H&B 스토어는 여태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영역이었기 때문에, 초기 버벌브랜딩 작업에서는 이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브랜드네임이 집중적으로 개발되었다. 발상미팅에서는 H&B 이니셜을 그대로 활용한 안들도 여럿 출품되었다. 하지만 직관성을 강조한 브랜드네임들은 다소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Health & Beauty를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우리 버벌브랜딩팀의 베테랑 YP는 고심 끝에 Health &Beauty 스토어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건강과 웰빙을 표현할 수 있는 상징물을 활용해 보기로 하였다.
YP는 올리브 중에서도 까만 올리브보다는 초록 올리브가 H&B를 표현하기엔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발상 첫 단계에서 튀어나온 이름은 ‘Green Olive’.
YP는 그린올리브가 블랙올리브보다 어리고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는 것에서 착안해 이를 ‘Young Olive’로 발전시켰다.
하지만 그랬더니 너무 설명적Descriptive인 느낌이 들어 단어의 순서를 바꾸어 보았고, 마침내 ‘Olive Young’이 탄생하게 되었다!
‘Olive Young’을 보자마자 영문학을 전공한 YP의 머릿속엔 위와 같은 문장이 떠올랐고, 올리브영이 한국형 H&B스토어를 대표하는 이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올리브는 서구권에서는 사람의 이름에 쓰이는 단어이기도 하고 – 뽀빠이의 여자친구 이름도 올리브이다- 영 Young 역시도 서구권에 흔한 성Family Name이어서 ‘올리브영’이라고 하니 왠지 사람 이름 같아 친숙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발음도 매우 편안했다.
다만 올리브가 1990년대 후반의 한국에서는 그다지 인기 있는 식재료는 아니라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지만, 서구에서는 올리브오일이 맛있는 요리를 위해 꼭 필요한 식재료이면서 상처가 난 곳에 민간요법으로 올리브오일을 바르기도 하고, 겨울철 거친 피부의 보습에도 사용되는 등, 올리브는 Health & Beauty를 표현하기에 제격인 상징물이었다.
YP의 확신대로 CJ의 한국형 H&B 스토어의 브랜드네임은 올리브영Olive Young으로 결정되었고, 건강과 평화, 치유를 상징하는 그린올리브가 브랜드의 심벌로 채택되었다.
이후 20년이 지나며 올리브는 이제 한국인의 밥상에도 익숙하게 올라오는 친근한 식재료가 되었고, 올리브영이라는 브랜드네임은 ‘축약어의 시대’를 만나 ‘올영’으로도 열심히 활약하고 있다. 간혹 축약을 하면 애매해지는 브랜드네임도 있는데, 올리브영은 줄여서 ‘올영’이라고 써도 ‘모두가ALL 건강하게YOUNG’라는 원래의 뜻이 남아있는 것이 신의 한 수이다!!!
YP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당시 한국형 H&B 스토어를 매력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상당히 고심(=고생)하였는데, 올리브영이라는 브랜드네임을 탄생시킨 뒤 기쁜 마음에 자신의 모든 ID를 OLIVE**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RA는 비록 올리브영이 탄생하는 순간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브랜딩회사’를 지인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모두가 알아주는 올리브영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런데. (두둥)
당신이 ‘브랜딩회사’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상대가 만약 5-60대 남성이라면...!?
과연 그래도 올리브영으로 소통이 될까?
우리 회사의 포트폴리오엔 이런 경우를 대비한 비장의 무기가 준비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다음 금요일 연재에서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