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정신병의 나라에서...
정신질환은 누구의 몫인가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마크 루카치 지음
하루아침에 당신의 아내가 조현병 환자가 된다면? 한순간도 사랑해 마지않았던 연인이자 아내가 새로운 회사에 나간 뒤 지나치게 확인하는 작업, 불안으로 인해 일을 전혀 하지 못한다. 이어 우울, 환청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 가족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내 의료환경과 많이 닮아있음에 통감해야 했다. 정신과 환자가 입원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이들은 알 것이다. 입원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그런데 겨우겨우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치료는커녕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가라고 한다면?코로나 검사를 하고 집에서 기다렸다가 음성 판정이 나오면 입원하라고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두렵다. 입원 병상이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판국이다.
정신과에 한명을 심리검사를 하기 위해 4명의 성인이 동반했다. 얼마나 힘들게 병원에 왔을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검사자는 검사에 협조적이지 않다고 검사 도중 돌려보냈다고 한다. 보호자도 지적장애 3급이었다. 보호자는 다시 와서 검사할 수 없다고 울먹였으나, 검사자는 단호했다. 지적장애 1급 환자가 재진단을 받기 위해 왔는데, 착석이 되지 않는다고 돌려보내고 진단도 받을 수 없게 하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정작 검사자는 이전에도 계속 그래 왔고, 진단도 나갈 수 있다며 길길이 날뛰었다. 나는 편법을 말한 것이 아니다. 장애등급법에 나와 있는 대로 검사를 진행하고 그들이 다시 재검사를 받으러 오거나, 서류를 떼러 오는 것을 방지해 주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이 잘못된 거라며, 자신의 의견에 반기를 든다며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니, 의료 현장의 모습이 더 쓸쓸하게 다가왔다.
외래에서 예약을 잡아달라고 전화가 왔다. 환자가 많은 상황으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3주 이내에 해야 한다며, 입원해서라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하러 가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점심도 거른 채 검사를 했다. 간단한 색깔이나 숫자를 아는 것 뿐 아니라, 언어적 표현도 안될뿐더러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었다. 자리에 착석하는 것도 힘들었다. 스무해가 넘도록 자식의 장애와 함께 살아온 엄마의 세월을 바라보며 검사를 마쳤다.
모든 환자를 내가 다 끌어안을 수는 없다는 걸 나도 안다. 다만, 내가 경험해 보지 않았다고 해서, 세상을 편한 대로 바라보는 태도에 신물이 난다. 내가 잘못을 했고 안 했고의 문제를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를 사람으로 바라보고 늪에서 나올 수 있게 얼마나 마음을 쓰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을 알 길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 그들의 삶에 귀 기울이는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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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리단 지음
반성, 반추하게 된다.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삶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의 심한 정신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이들의 삶이 녹록지 않은 삶임을 안다(사실은 알지도 모르지도 못하는 그 어딘가에 내가 있겠지). 그런 저자가 쓴 글은 전문의의 글보다 탄탄하고 열심이다.
발병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자세로 수많은 자조 모임과 저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에게서 사람들은 책 내용을 너머 큰 힘을 얻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공 서적으로 봐도 무색할 만큼, 조울증을 비롯한 여러 병력들에 대한 이해 및 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의 일치를 여러 번 보았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자니,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처음엔 저자 이름만 보고 외국 저서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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