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사회적 약자들에 관해 데이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회복 의식을 갖는 것. 좋은 의도다. 하는 이도 선하고 받는 이도 선하게 한다. 그런데도 드는 이 이질감을 어찌할 수 없다.
노동계층의 부모를 만났고, 그 부모는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즈음에 그 직업마저 잃었다. 머리는 좋았지만,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막막했다. 낮에는 수업을 듣고, 밤에는 서빙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 이 사회는 이러한 사람들이, 그 환경에서 자란 어른 아이가 많다.
그러나 이 글은 '공부 잘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 해외로 유학도 갔다' 정도가 느껴진다. '데이터로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정도인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것과 함께 전공의가 환자들을 볼모로 이렇게 열악하면 제대로 돌보겠냐는 이야기가 갑툭튀 하면 화가 많이 난다. 의사인 저자의 시각으로 썼으니, 이 둘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나는, 의사도 뭣도 아닌 나는, 사회적 강자의 입장에 있는 이들의 삶도 이리 힘든데, 그렇지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직업전선 생각에 헛헛하고 씁쓸하다.
그래서 저자의 선한 의도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커지는 이질감을 주어 담을 수가 없는 것이다.
시작부터 다른 출발선에 있는 이들의 삶을 고려한 데이터로서의 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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