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전집

by 김오 작가

루쉰 전집

루쉰


오래전 아큐정전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십 대의 어느 언저리였던 것 같다. 미숙한 청년이 세상에 대한 욕심을 어떻게 나타내는지 해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였다. 루쉰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루쉰는 거기에 없었다. 생각처럼 잘 읽히지 않았다.


처음 자서, 광인일기 제목을 보고 창의적인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읽자, 제목이 다 인 것 같았다. 광인일기는 정말 미친 사람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것 같아서 중국의 최초 현대소설의 시작은 이렇게 되었구나 하며 실망감마저 들었다. 그렇게 기대가 무너지면서 읽기가 고역이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루쉰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며 말도 안 되는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모두 읽어야지 하는 생각은 접었다.


순차적으로 짧은 단편소설(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공상 수필이라고 해야 하나)을 많이도 써놨는데, 책의 내용은 마치 선구자가 되려 했지만 실상은 쭈그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가지지 못한 자가 가지려 하다가 죽고, 신진학자라고 생각했으나 실상에서는 눈치나 보면서 밥이 끊길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고, 사랑을 선택했으나 결국에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모진 말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그렇다. 내용도 멋대가리 없어서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자서, 광인일기, 쿵이지, 머리털 이야기, 아큐정전, 토끼와 고양이, 오리의 희극 등의 납함을 지나, 까오선생, 고독한 사람, 죽음을 슬퍼하며와 같은 방황에서 슬픈 안도감을 가졌다. 이것이 삶임을, 비참함을 웃음으로 표현해 더 깊이 추락하게 했다. 더는 그러고 싶지 않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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