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지예 변지혜 Apr 26. 2024

사실 있지도 않았다. 벽이란 존재.

비전공자의 발레콩쿠르 도전기

빨간 벽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의 <<빨간 벽>> 

* 이 글은 빨간 벽의 내용이 스포가 되어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제 김규미 작가님의 인스타 라방을 통해서 브리타 테켄트럽 동화작가의 『 빨간 벽』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빨간 벽들이 90% 차지하고 있는 표지는 정말 인상적이다. 그 벽돌 위에 쥐는 안에 있는 걸까? 밖에 있는 걸까? 이 책에 대한 내용을 혼자 봤으면 이해를 잘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나, 김규미 작가님의 인스타 라방을 통해서, 그 책의 깊은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야기는 빨간 벽돌 안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대화로 시작된다. 


생쥐는 빨간 벽 너머에 뭐가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자기 주변에 살고 있는 사자, 여우 등등한테 물어보았다. 

대답은 다양했다. 

고양이: 바깥은 위험해! 벽은 여기 있는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야.
곰: 예전부터 있던 것이고, 이건 우리 삶의 일부야.
여우: 벽 뒤에 뭐가 있는지 무슨 상관이야? 너는 질문이 너무 많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사자: (슬픈 눈으로) 저기 너머엔 그저 없음만 있을 뿐이야.

벽 너머에 사는 파랑새가 등장. 생쥐의 질문에 파랑새는 흔쾌히 벽너머의 세계로 데려다준다. 
그 너머에는?!!! 엄청나게 다채로운 색깔의 세계가 펼쳐져있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친구들에게 알려준 생쥐.  (그 뒷 내용은 동화책에서 확인해 보자.)



나의 벽은 무엇이 있었나?

이 동화의 내용에서는 마음의 벽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어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단단하게 쌓여버린 벽. 그 엄청나고도 단단한 벽을 넘어갈 것인가. 그저 안주해 있을 것인가. 


최근에 생겼던 나의 벽은 지금 시리즈로 계속 이야기하고 있던 단어. '발레콩쿠르'였다. 발레라는 것이 일반사람들이 하기 힘든 활동이며, 발레 콩쿠르는 발레 전공한 사람들만이 가는 세계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래서 더더욱 나에겐 너무나도 먼 세계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30대 넘어서 발레를 배울 수 있는 행운적인 기회가 생겨서 하게 되었고, 열심히 연습하고, 자기 계발에 투자할 돈이 있다면, 발레 콩쿠르 무대에 서는 건 너무나도 쉽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마음의 벽은 생각하기 나름인 걸 느꼈다. 


가까이 보이던 아름답고 다채로운 색들이 어우러져있는 발레의 세계. 벽은 너무나도 높아 보였지만, 나는 가고 싶었다. 빨간 벽을 넘어가고 싶어 하는 생쥐처럼. 


같이 그 세계로 가볼래?라고 나는 주변 지인, 가족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어떤 이는 '응, 나는 지금 이대로 사는 거에 만족해.'

어떤 이는 '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그것도 하게?'

어떤 이는 '응 그래... 잘해봐... (우울모드)'


정말 동화 속에 나오는 고양이, 사자, 여우처럼 내 주변에도 이렇게 말하는 존재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동화 속 생쥐처럼 너무나도 넘어보고 싶었다. 


그 전의 삶은 빨간 벽 안의 그림책에 보이는 색깔처럼 칙칙했다. 그러다 우연하게 파랑새 같은 존재. 발레 선생님이 나에게로 와서 같이 그 세계로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같이 멋진 세계로 넘어가주었다. 그 세계는 정말 아름다웠다. 내 마음에 시든 꽃이 살아났고, 활력이 넘쳐났다. 발레를 배우러 가기 위해서 1시간 20분의 거리를 자동차 운전해서 가야 하는 먼 거리, 긴 시간은 문제가 전혀 되지 않았다. 오직 그 아름답고 활기찬 발레 1시간의 세계가 나에게는 더 중요했기에. 


(왼) 빨간벽 안. 나의 과거   /     (오)빨간벽 너머의 세계. 지금 이 순간 현재


발레를 추는 것이 즐거웠다. 파랑새 발레 선생님께서 발레콩쿠르를 제안할 때도 나는 그 멋진 선생님께서 또 다른 세계로 나를 인도해 줄거라 믿고 주저 없이 한다고 선택했다. 그리고는 발레 콩쿠르를 나가기 위한 안무 연습을 매일 했다. 


발레콩쿠르 도전소식을 주변사람들에게도 말하고 다녔다. 남자친구에게는 시도한다고 마음먹자마자 이야기를 했다. 


남자친구의 반응.

"에에에? 발레 콩쿠르? 대박~ 여보 응원할게! 여보는 잘할 수 있어!!! "라며 응원을 외쳐주었다. 너무 감사했다. 이에 힘입어 가족들에게 말할 용기가 생겼다. 바로 소식을 전했다.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었는데, 내심 첫 콩쿠르이니만큼 보러 와주길 바라는 마음에 콩쿠르가 언제 진행된다고 얼른 소식을 전했다.


"오 그래? 우리 집에 예체능 하는 사람도 있고 대박이네~ 그래 파이팅혀~"

"엄마 동생 모두 같이 발레 해보는 건 어때? 자세도 똑바르게 되고, 근력운동 장난 아니야~"

"응 안 해~ 나는 걷기가 좋다 걷기 할게~"

"응 알겠어~ 걷기 파이팅~"


내가 넘어가 본 발레의 세계는 상상이상의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이걸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체험해보게 해주고 싶었지만, 모두 다 거절하였다. 


그래. 각자만의 마음의 벽이 커다랗게 있을 것이다. 그 벽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고, 집중력도 엄청나게 발휘해야 할 것이다. 타인의 벽이 아닌, 자기만의 벽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넘어서서,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 그런 삶을 살면 주체적으로 희망찬 삶을 살지 않을까?



나는 발레선생님 덕분에 하나의 벽을 넘어섰다. 발레 말고도, 글쓰기 등등 무수한 많은 벽들이 있지만, 주저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 일단 즐기면서 하자. 일단 하나의 벽을 넘은 것에 기뻐하자. 그리고 그다음의 벽도 쉽게 넘어서자.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빨간벽 #벽 #마음의벽 



작가의 이전글 손 끝. 발 끝. 왜 이렇게 내 맘 같지 않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