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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Aug 15. 2024

분초사회에서 운동활용법

10km 러닝 도전

출처 핀터레스트


마라톤 나가자!


엄마랑 싸우고 나서,  몇 개월 동안 혼자 살았던 아빠. 그동안 우울감에 젖어 나한테 가끔 하소연하곤 했었다. 그러다가 아빠가 조금씩 달라지니 엄마와 화해하고 평화가 찾아왔다. 평화 속에서 그는 잊었던 운동을 다시 찾았다. 우울감에 젖었던 시간 속에서 문득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10KM 마라톤 메달을 150개 이상 쓸어 모으고 다녔던 젊은 전성기가 생각이 났을까. 70세가 된 아빠는 나와 함께 달려보고 싶다고 던진 한마디가 '마라톤 나가자!'였다.


나도 체지방량 수치에 빨간불이 뜬 상태였다. 바디프로필을 찍는다고, 덥석 신청해 놓고는 전혀 움직임 없는 체지방량에 속상해있었다. 러닝을 어떻게 하면 꾸준히 할까? 체지방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러닝은 필수인데... 생각하던 와중에 아빠가 쏘아 올린 공을 덥석 잡아버렸다. 5KM는 뛰어 봤어도, 10KM는 한 번도 뛰어본 적 없었다. 약간의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그래도 한 달 반의 시간이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마라톤을 뛰겠다는 명목으로 꾸준히 뛰면, 바프와 마라톤.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러닝 시간 확보

러닝을 시작하기 위해서, 일단 냅다 뛰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9 TO 6 근무를 하면서, 발레, 독서, 글쓰기, 일본어, 신문스터디, 연애 등등 이미 벌려놓은 것이 많기에, 스케줄 중간에 러닝을 할 공간을 틈새로 끼워 넣어야 했다.


'흠... 어디가 좋을까.'

아침 시간에 넣자니, 피곤해서 늦게 일어나면 지나칠 것 같고.

점심시간에 하자니, 밖에서 같이 식사하는 것이 길어지면 지나칠 것 같고,

저녁에 일이 있으면 또 지나칠 칠 것 같고...


어디를 넣어도 러닝을 꾸준히 넣을 만한 시간확보가 쉽지 않았다.


'아 그래. 그럼 되는 날에 할 수 있는 시간에 바로 넣어서 러닝을 해보자. 아침에 되는 날에는 아침에 하고, 점심에 되는 날에는 점심때 잠깐하는 거야. 그리고 아침과 점심을 놓치고, 저녁시간에 아무 일정이 없는 날에는 그때 러닝을 하는 거지. 그래. 일단 해보고, 고쳐나가 보자.'


그렇게 마음먹은 다음 날 아침부터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근처에 있는 헬스장의 러닝머신으로 달려갔다. 그전에 기초체력이 조금은 있어서 그런지, 30분 러닝은 거뜬했다. 그렇게 주의 러닝 2-3번은 성공했다. 아침 6시 30분부터 7시까지, 또는 7시부터 30분까지 30분만이라도 뛰어보자라는 거벼운 마음으로 임하니, 조금씩 자존감도 쌓여가고, 러닝하고 나서의 개운함을 느끼고 싶어서 중독적으로 가게 되었다.


인스타에 올린 릴스 중


그러나 작심 3일은 넘겼지만 작심 7일 이후, 전날에 늦게 자버렸다. 정말 늦게 일어난 날. 아침 러닝을 실패한 나에 대한 자책과 원망을 뒤로하고, 과감하게 아침 러닝을 포기했다.


'그래. 아침은 못했으니, 점심시간 때, 10분이라도 기회를 잡아보는 거야.'


그렇게 나는 10분의 기회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심을 12시에 먹기 시작해서, 빨리 먹어도 12시 20분.

집에 가서 러닝복으로 갈아입고, 도착하면 12시 30분.

러닝 10분으로 12시 40분까지 하고.

5분 정도 아령으로 등운동 하고,

얼른 집에 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1시까지 사무실로 복귀했다.


모든 것이 숨 가쁘게 움직여졌다.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온전하게 잘 활용하고 싶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다. 오직 나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졌기에 더욱 힘겹지 않게 움직여졌다. 그래서 저녁 일정이 있고, 아침 시간활용하지 못했을 때, 점심시간이라도 부지런하게 움직여보자라는 굳은 마음으로 해냈다. 이러한 실행력으로 성공하고 나니, 해낼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트렌드코리아 2024에 분초사회라는 키워드가 있는데, 네가 그렇게 살고 있네?"


요즘 이렇게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살고 있다는 소식을 친구들에게 전하니, 되돌아온 한마디가 '분초사회'라는 는 키워드였다. 새로운 키워드에 관심이 가서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었다.


분초 사회

분초사회는 트렌드코리아 2024 키워드 중 하나. 돈보다는 시간이 더욱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지는 현대 사회의 특징을 반영한다고 한다. 삶에서 시간이 제일 가치 있다. 소비 패턴도 시간이라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소비할 것인지에 따라 움직여진다고 한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 늘 바쁘다고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시간관념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쓰고, 극한의 ‘시간 가성비’를 추구한다. 시간에 매기는 가치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시간 효율성을 최적화하려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모두가 분초(分秒)를 다투며 살게 됐다는 의미에서, ‘분초사회’라고 칭한다. (오피니언 글 中)



이런 사회적인 특징이 옛날에도 계속 알게 모르게 있었겠지만, 공공연하게 키워드화된 건, 트렌드코리아 도서 덕분이 아닐까 싶었다. 신기하게 정의된 키워드 흐름에 내가 살고 있고, 내가 그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짬 PT, 런치 PT, 런치 필라테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에 신기하면서도, 나도 짬 PT가 회사 근처에 있었으면, 받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찾아본 기사 글 

'런치 PT·런치 필라테스'… 점심시간 알뜰히 내 시간으로 쓰는 직장인들'

'2배속 시청, 짬 PT… 시간 쪼개 쓰는 ‘분초사회’[트렌드 읽기/최지혜]'




남들은 뭐 하러 그렇게까지 아등바등 살려고 하냐.

참 대단하다. 파이팅.

등등 부정적, 긍정적인 여러 가지의 의견을 던진다.


그렇지만,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서 나의 자유를 포기할 수는 없다. 점심시간은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활용하기 좋은 휴식시간이다. 자유시간이니 무엇을 하든 상관없지 않은가? 그래서 점심시간에 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부지런히 움직여서 달리려 한다.


또한

10km 마라톤 완주를 하기 위해.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우울감도 떨쳐버리기 위해.

남은 오후 시간의 집중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나만의 이유들로 계속해서 틈새로 부지런하게 움직여본다.











분초사회 인스타 업로드 영상

'분초사회에서 점심 먹고 남은 30분 알차게 보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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