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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찾는 다원 May 09. 2024

전시 돌아보기

전시리뷰에 앞서

 어느 순간 보고 싶은 전시가 생기면 그 이유를 생각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1) 관심사(연구주제)에 부합하거나 (2) 전시를 홍보하는 인스타그램 피드의 포스터나 전경 사진이 마음에 들거나 (3) 평소에 좋아했던 작가가 개인전 혹은 기획전에 참여하는 경우, (4) 화제의 전시로 잘 알려졌을 때 나는 그 전시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전시를 보고 나서도 그 전시가 좋았던 이유를 명료하게 설명하기 어려웠던 적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좋음'이라는 모호한 느낌을 감상의 경험에 되짚어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작품이 크게 인상적이지 않더라도 전시공간에 비치된 글이 와닿거나 공간의 분위기와 전시가 어울리는 경험도 좋음의 이유가 되곤 했다.

 학부에서는 조형예술을, 대학원에서는 예술학이라는 미술의 이론을 공부하면서 수차례 여러 전시들을 보고 또 독립기획자로 활동하며 전시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전시를 일구는 것과 감상하는 것은 크게 달랐다. 전시를 기획할 때는 그 과정에 더욱 몰두하게 된다면 감상자로서는 결과물만 보고 파악해야하는 입장이기에 어쩌면 더 단편적인 모습만을 바라보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완성된 전시라는 짧은 사건만을 볼 수 없지만 전시들을 보며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어졌다. 특히 소규모 갤러리와 예술공간들에서 진행되는 단기간의 전시와 프로젝트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공립 미술관에서는 한 번 전시를 시작하면 짧게는 한달, 길게는 수개월 동안 진행되며 도록도 발간되는 등 전시가 종료된 이후에도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방도가 잘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작은 예술공간들의 전시들은 대부분 기간이 짧고 자료도 많이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앞으로 소개할 리뷰들은 빠르게 교체되고 또 새롭게 시작하는 공간들의 전시들을 최대한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간 미술 제도의 흐름 속에서 대안공간, 신생공간, 포스트 신생공간, 예술공간 art space 등 비영리 예술공간들은 여러 이름을 거쳐 불려왔다. 이곳에 소개할 글들은 그러한 공간들에서 직접 눈으로 본 전시를 손으로 작성해보며 기억을 되짚어보는 창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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